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이 4일 첫 경선 지역인 대전·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치열한 표심 구애전을 벌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 지역에서, 전 연령대에서, 진보 중도 보수 모든 진영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후보"라며 여론조사상 우위를 앞세웠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저는 저쪽 당이 상대하기 가장 어려운 후보다. 우리에게 가장 안전한 후보"라면서 '이 지사는 불안한 후보'라고 에둘러 꼬집었다.
이날 6명의 주자들의 연설엔 상대 후보를 향한 날카로운 비판이 곳곳에 녹아 있었다. 이 지사는 "게으른 베짱이가 갑자기 부지런한 개미가 될 순 없다. 공약 이행률 평균 95%가 정직하고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라는 것을 증명한다"며 "적임자는 청렴하고 유능한 저"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전남지사 시절 공약 이행률이 저조했다는 점을 우회 공격한 것이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저는 불안한 후보나 조마조마한 후보, 저쪽 당에 가장 쉬운 후보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지사의 도덕성 논란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른 주자들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자가격리 중인 정세균 후보는 사전 녹화된 영상에서 "신뢰할 수 없는 후보, 도덕적 흠결로 불안한 후보에 정권 재창출을 맡길 수 없다"며 이 지사를 겨냥하는가하면, "캠프 간 흑색선전으로 '소칼', '닭칼', '조폭'까지 등장하며 경선판이 그야말로 난장판이 됐다"고 이 전 대표 측 캠프도 힐난했다. 김두관 의원은 "본선에서 이기려면 호감도가 좋아야 하는데, 후보들 보고 세간에서 '왕비호'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며 "지지도 1위 후보(이 지사)의 비호감도가 50%, 2위 후보(이 전 대표)는 62%"라고 주장했다.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자주 소환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은 총선을 앞두고 야당에 고발을 사주하며 정치공작을 꾸민 의혹의 장본인으로 지목받고 있다"며 "이제 진실의 문이 열리자 시민들께서 이구동성으로 '추미애가 옳았다'고 말씀하고 계신다. 이 말을 듣고 저는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개혁 세력은 국민의힘만으로 충분하다. 민주당 안에서까지 반개혁세력이 판을 치면 곤란하다"고 '개혁 투사'인 자신을 뽑아달라 호소했다.
박용진 의원은 "윤 후보가 검찰 권력을 이용해 고발을 사주하거나 정치개입을 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사법적 처리 각오는 물론, 후보 사퇴를 통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