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올해 5,000억 원 이상을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를 위해 지원키로 했다. 사실상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군사적 지원을 포함한 전폭적 지지를 약속한 것이다. 이는 아프가니스탄 종전 이후 러시아 견제를 주요 의제로 삼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첫 행보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2시간 넘게 비공개 회담을 했다. 계획했던 회담 시간(1시간)을 훌쩍 넘긴 것과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회담이 계속 밝은 분위기로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긴 회담 시간은) 양측이 대화와 그 결과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회담 뒤 다방면에 걸친 미국의 우크라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전략적 파트너십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올해 4억6,300만 달러(약 5,370억 원) 이상을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와 인권, 지방자치 및 분권화 등을 위해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회담 전 미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6,000만 달러(약 695억 원)를 원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담은 양국이 러시아에 대응에서 공조를 강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러시아가 모두 얽힌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동성명에 담은 것도 그 일환이다. 양국은 "우리는 이 가스관을 유럽 에너지 안보에 위협으로 간주한다"면서 "미국은 기존 우크라이나 경유 유럽행 가스관 유지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시작된 노르트 스트림2는 발트해를 통해 독일과 러시아 사이의 가스관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천연가스 수송 용량이 배로 늘겠지만 러시아가 이를 무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 미국의 제재로 2019년부터 1년여간 사업이 중단됐었다. 최근 미국이 동맹 독일과의 관계를 고려해 일단 가스관 완공을 용인하기로 하면서 우크라이나 측이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 가스관 가동으로 자국을 경유하는 기존 가스관이 폐쇄되면 연간 20억~30억 달러의 수수료 이득을 잃을 수 있는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