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다시 격돌했다. 대전MBC 등 충청권 방송사 주관으로 열린 당 대선후보 경선 5차 TV 토론회에서다. 정면충돌은 없었지만, 미묘한 신경전은 이날도 이어졌다.
포문은 이 전 대표가 열었다. 이 전 대표는 본인의 주도권 토론에서 "이 지사 본인의 선거법 위반 재판이 3년에 걸쳐 계속됐고 30명의 호화 변호인단이 도왔던 걸로 안다. 그런데 수임료 무료도 있었다는 보도가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2019년 이 지사 친형의 강제 입원 의혹 관련 허위 사실 유포 사건의 상고심 변호인단에 참여하면서 무료 변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꺼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가 수임료를 내려 사비로 1억 원이 안 되는 돈을 썼다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이 지사는 "내 개인 사생활에 관한 것이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전 대표의 추궁이 이어지자 이 지사는 "구체적인 금액을 계산하기는 어려운데 꽤 많이 들어갔다"고만 답했다. 이 전 대표가 "개인 문제였기 때문에 무료 변론도 괜찮다, 위법이 아니라고 (이 지사 캠프에서) 했다"고 지적하자, 이 지사는 "그건 내 입장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이 전 대표는 "확인을 거부하시는 것으로 알겠다"며 수임료 관련 질문을 마쳤고, 1차 신경전은 마무리됐다.
기싸움은 이 지사의 주도권 토론에서도 이어졌다. 이 지사는 "통상적 지방정책 말고 3년간 총리에 재직하면서 지방자치 균형발전 역할을 했구나 할 만한 게 뭔지 잘 안 떠오른다"며 이 전 대표의 설명을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즉각 준비한 지도 패널을 꺼내면서 "제일 큰 것은 여러 지역에서 해결하지 못한 숙원사업들을 예타면제한 사업이 있다"고 받아쳤다. 답변을 들은 이 지사는 "네. 많은 일을 하신 것으로 생각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주로 '충청 민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다음 달 4, 5일 열릴 전국순회경선의 출발지가 충청 지역이기 때문이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등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지역 개발 공약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