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용 ‘살균·소독제’, 사람에 직접 사용하지 마세요

입력
2021.08.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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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오금순 식품의약품안전처 첨가물기준과장

‘99.99% 초강력 친환경 살균’ ‘온몸에 직접 뿌려도 인체 안전’… 코로나19로 살균ㆍ소독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처럼 과학적 근거가 없는 살균ㆍ소독제 광고가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살균ㆍ소독제는 ‘방역용 살균제’, 개인 위생을 위한 ‘손 소독제’, 식품 제조ㆍ가공 등에 사용하는 ‘식품용 살균ㆍ소독제’ 등 다양한 종류가 있고, 용도도 다르다. 이 중 식품용 살균ㆍ소독제는 식품첨가물로 식품에 직접 사용하는 ‘식품용 살균제’와 식품용 기구ㆍ용기ㆍ포장에 사용하는 ‘기구 등의 살균ㆍ소독제’로 다시 구분된다.

그런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ㆍ환경부가 합동 단속한 결과, 기구 등의 살균ㆍ소독제를 손 소독이나 질병의 예방ㆍ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거짓ㆍ과장 광고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식품용 살균ㆍ소독제를 안전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려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 표시ㆍ광고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는 소비 습관이 필요하다.

식품용 살균제에는 차아염소산나트륨, 차아염소산수, 이산화염소수, 과산화초산 등 7개 품목이 허용돼 있다. 이들 식품용 살균제는 과일ㆍ채소 등에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 후 세척 등으로 제거해야 한다. 사용 후 제거 여부를 확인하려면 차아염소산나트륨의 경우 염소 측정용 테스트 페이퍼나 측정 기기로 잔류 염소량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예민한 사람의 경우 0.3ppm 정도만으로도 먹는 물에서 염소 냄새를 느낄 수 있어 후각으로도 염소 제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기구 등의 살균ㆍ소독제에는 에탄올제제, 차아염소산나트륨제제 등 13개 품목이 허용돼 있다. 식품 제조ㆍ가공 업소 등에서 식품용 기구ㆍ용기ㆍ포장의 살균ㆍ소독을 위해 사용된다. 기구 등의 살균ㆍ소독제 대부분은 99.999% 이상의 살균ㆍ소독력을 갖춰야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 안전을 위해 최대 사용 농도 및 사용 후 제거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식약처는 최근 식품용 살균ㆍ소독제의 안전 사용 기준을 개정했다. 주요 내용은 ‘직접 섭취 또는 흡입 금지’ ‘세척제나 다른 살균ㆍ소독제 등과 혼합 사용 금지’ ‘공간 등에 분무 금지’ 등 구체적인 사례가 담겨 있다. 식품용 살균제나 기구 등의 살균ㆍ소독제를 사용할 때는 제품에 표시된 사용 기준과 주의 사항을 잘 지켜 용도에 맞게 사용하고,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