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를 감싼다고 탈원전이 덮어지나."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9일 '월성 원전 조기 폐쇄' 논란에 휘말린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배임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해서는 안 된다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결정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문재인 정권의 '백운규 구하기'라는 비판이다.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 발탁 이후,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위한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을 감사하면서 문재인 정권과 각을 세워왔다. 이 사건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수사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최 전 원장은 이후 '김오수 감사위원' 제청을 거부해 반문(반문재인) 인사로 떠오르며 그 동력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탈원전에 국가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순 없었다"(대선 출마 선언)고 밝힐 만큼, 탈원전 문제는 최 전 원장이 내세우는 가장 큰 정치 명분이다.
최 전 감사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기본적으로 존중한다. 그러나 동시에 유감을 표한다"며 "백 전 장관은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으로 배임교사 혐의를 받아왔다. 그는 한수원을 압박해 막대한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 그것이 고의였든 고의가 아니었든 그렇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기소로 결론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에 편향됐다는 이유로 제가 감사위원 제청을 거부했던 김오수 검찰총장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직권 소집했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백운규 구하기가 아닌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심위의 결정은 구속력이 없는 만큼 검찰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백 전 장관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6월 기소됐지만 배임교사 혐의 추가 적용 여부가 논란이 됐다. 수사를 맡은 대전지검은 추가 기소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검찰청 수뇌부와의 이견으로 가로막혔다. 이에 김오수 총장은 직권으로 수사심의위를 소집했다.
각계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는 전날 백 전 장관의 배임교사 혐의에 수사중단·불기소를 권고했다. 수사를 계속할지 여부에는 위원 15명 모두가 반대했고, 그중 9명은 기소도 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결정을 두고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백운규 구하기'라고 맹폭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해당 수사심의위에 현직 민주당 의원 부인도 포함돼 있고 그 부인이 (결정을 내리는데) 활약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며 "정권에 충성 맹세한 검찰총장에 의해 잘 짜인 각본대로 결론을 도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최 전 원장과 윤석열 전 총장 등이 무리한 정치적 감사와 수사를 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정부 정책을 흔들었던 윤석열 전 총장, 최재형 전 원장이 야당과 합작했던 기획 사정과 정치 감사에 대해서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국민께 해명해야 한다"고 두 사람을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