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성원에는 왜 동상과 사진이 없을까

입력
2021.08.18 20:00
25면

편집자주

'이슬람교' 하면 테러나 폭력, 차별을 떠올리지만 실은 평화와 공존의 종교입니다. 이주화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이 이슬람 경전과 문화를 친절하게 안내,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오해와 편견을 벗겨드립니다.



이슬람에서 성원(Masjid·마스지드)이 주는 의미와 역할은 무척 크고 중요하다. 왜냐하면 무슬림들은 마스지드에서 예배를 근행하고 그곳에서 모든 신앙 행위가 이루어지며 그곳을 통해서 자녀교육은 물론 인간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슬람 성원을 의미하는 ‘마스지드’는 ‘절을 하는 장소’를 뜻하는 아랍어이다. 마스지드는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기기 위한 장소로 그분의 신성(神性)을 이원화할 수 있는 어떤 것도 그곳에서 허용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마스지드는 상징화될 수 있는 어떤 형태의 형상이나 동상, 그림 또는 사진으로 꾸미지 않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또한 무슬림들은 유일신 하나님을 경배함에 저해요소가 없는 깨끗하고 조용한 장소이면 그곳이 어디든 마스지드로 간주하고 예배를 근행한다. 선지자 무함마드의 가르침에 의하면 ‘이 땅의 모든 곳이 하나님께 경배드릴 수 있는 장소이며 예배 시간이 되면 누구든 그곳에서 예배를 근행하라’고 한다.

마스지드는 또한 공동체의 화합과 공존을 중시하는 이슬람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장소이다. 그래서 집이나 일터에서 혼자 근행하는 예배보다 마스지드에서 무슬림들과 함께 근행하는 합동예배의 의미를 더욱더 중히 여긴다. 마스지드에서 함께 예배를 근행하기 위하여 어깨와 어깨를 붙인 자세로 서 있는 무슬림들은 삶의 고뇌와 행복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예배를 위해 대오를 맞출 때 누군가 대오를 이탈하면 그 자리를 메꿔야 함을 알고 예배를 통해서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아픔도 공유해야 함을 배운다. 그리하여 무슬림들은 마스지드에서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의 대소사를 논의하고 공유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공존의 틀을 가꾼다. 그래서 무슬림들의 마스지드를 향한 한 걸음 한 걸음은 공동체의 안녕과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전진이며 예배를 통한 자기 반성은 죄사함과 더불어 천국에서 높은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꾸란에서는 무슬림들에게 마스지드를 건축하고 또한 그곳에서 예배를 근행하는 것은 현세에서의 평화와 안녕뿐만 아니라 내세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는 중요한 계기가 됨을 알 수 있다.

“진실로 하나님의 성원을 관리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믿고 내세를 믿으며 예배를 근행하고 자선을 행하며 하나님 외에는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신앙인이니 실로 그들은 인도받은 자들 중에 있게 되리라.” (꾸란 9:18)

이 꾸란 구절에 언급된 ‘하나님의 성원을 관리하는 사람’은 이슬람 성원을 건축하고 유지, 관리하며 또한 그곳에서 예배를 근행하고 평화와 안녕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포괄적인 의미이다. 그래서 누군가 하나님을 믿고 내세를 믿으며 예배를 근행하는 참된 무슬림이라면 반드시 마스지드를 방문하여 자신의 신앙을 확인하고 평화와 안녕을 구한다.

하나님께서는 마스지드를 일컬어 ‘나의 집(Baitullah)’이라고 말씀하시고 그곳에서 예배드리고 그분을 염원하도록 하셨다. 그래서 무슬림들은 마스지드를 성스럽고 신성한 장소로 간주하고 마스지드를 방문할 때는 몸을 단정히 하고 깨끗한 옷을 입는다. 왜냐하면 그곳은 하나님께 경배드리기 위한 장소로 경건한 마음과 청결한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이슬람 성원은 무슬림들에게 내세를 생각하며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주고 또한 이슬람 공동체의 정체성을 일깨워 주는 성스러운 장소이다. 그래서 성원을 찾는 무슬림들은 그곳에서 무슬림 상호간에 진정한 형제애를 나눌 수 있고 이슬람 공동체를 결속하고 모으는 구심점으로써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서로서로 최선을 다한다.



이주화 한국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이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