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17일 산업별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선정해 연구개발(R&D) 비용 지원과 세제 혜택을 대폭 부여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를 감안해 대선주자들이 규제 완화 등을 통한 경제성장 공약을 내세우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산층 70% 목표 달성을 위한 경제공약인 '3중 폭격론'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이 되면 경제 살리기 전쟁의 워룸에 있다는 각오로 3중 폭격의 상황실장이 될 것"이라며 "군사작전처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장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성장보다 더 나은 중산층 확대 정책은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 전 대표의 3중 폭격론은 정밀 폭격, 선제 폭격, 전방위 폭격으로 구성됐다. 정밀 폭격은 기존 제조업과 중소기업, 선제 폭격은 미래 산업, 전방위 폭격은 서비스업 지원과 육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정밀 폭격과 관련해 주요 제조기업을 '글로벌 톱3 기업' 수준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정부에 글로벌 톱3 기업으로 신청하면, 민관합동 심사를 거쳐 후보 기업으로 선정한다. 선정된 기업에 대해서는 R&D 비용과 시설투자와 관련해 반도체와 배터리 등 신성장 원천기술 및 국가전략기술 수준의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R&D 비용에 대한 현행 세제 혜택(25%)을 반도체 산업 수준인 40~50%로 2배 가까이 끌어올리는 셈이다.
산업별 규제도 세계적으로 규제가 가장 낮은 국가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이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해 있는 주요 산업 국가 중 규제가 가장 낮은 나라 수준에 맞추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톱3 기업으로 선정되지 못한 기업들에 대한 역차별 우려를 지적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현재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발표될 성장 정책에서 보완책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