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부담을 덜어낸 스테디셀링 SUV의 귀환…폭스바겐 티구안 4모션 시승기

입력
2021.08.16 11:30

국내 수입 SUV 시장은 어느새 대형 SUV가 중심이 되어가고 있지만 ‘폭스바겐 티구안’ 등을 중심으로 한 C-세그먼트 SUV들은 여전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실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토요타와 혼다가 자사의 스테디셀링 모델인 RAV-4와 CR-V 등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으며, 푸조 3008 역시 ‘디젤 SUV’의 존재감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폭스바겐 티구안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수입 SUV 시장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티구안은 최근 다시 한 번 새로운 모습, 그리고 더욱 부담을 덜어낸 ‘공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스테디셀링 SUV, 티구안은 어떤 가치와 매력을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폭스바겐 티구안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가장 최고 사양인 ‘티구안 4모션 프레스티지’ 사양이다. 차량의 체격은 4,510mm의 전장과 각각 1,840mm, 1,645mm의 전폭, 전고를 갖추고 있다.

참고로 4모션 모델이 전륜구동 모델 대비 전고가 10mm가 높다. 여기에 디젤 엔진, 4모션 시스템 그리고 19인치 휠, 타이어 등을 장착한 덕분에 공차중량은 1,771kg에 이른다. 조금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차량의 구성을 본다면 충분히 납득한 수치다.

투아렉을 떠올리게 하는 티구안

새롭게 다듬어진 티구안 4모션 프레스티지는 말 그대로 ‘폭스바겐 디자인의 매력’을 그대로 잇고 있다. 명료하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모습이 돋보인다. 다만 초기 모델과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이 ‘상위 모델’인 투아렉을 떠올리게 하는 ‘소소한 변화’가 더해진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티구안은 현행 세대가 데뷔한지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변화’ 덕분에 ‘최신의 폭스바겐’ 사이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실제 티구안 4모션의 전면 디자인은 폭스바겐, 그리고 기존의 티구안이 제시했던 특유의 명료함을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조금 더 볼륨감이 돋보이는 프론트 그릴, 바디킷을 더한 모습이다. 덕분에 투아렉의 이미지가 은연 중에 전해진다.

여기에 바디킷 역시 조금 더 볼륨감을 더하고, 디테일을 화려하게 다듬으며 차량의 체격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도로 위에서 조금 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는 생각이 든다.

측면의 모습은 여전하다. 볼륨감과 곡선이 더해진 전면에 비해 여전히 직선이 중심이 되는 모습이다. 직선을 중심으로 한 루프 및 윈도우 실루엣 등을 더해 깔끔하고 균형 잡힌 SUV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후면 디자인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트렁크 게이트 양끝으로 배치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구성이 이목을 끈다. 이러한 모습은 말 그대로 ‘폭스바겐 디자인’이라 할 수 있고 트렁크 게이트 중앙에 티구안 레터링을 더해 명료함을 더했다.

여전히 간결한 티구안의 공간

외형 변화가 많은 것에 비해 실내 공간의 변화는 상당히 억제되었다.

기본적으로 7세대 골프 및 당대의 폭스바겐 차량들이 제시했던 대시보드 및 센터페시아 등의 구성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고 새롭게 더해진 스티어링 휠이 만족감을 더한다. 덕분에 브랜드 고유의 감성, 그리고 익숙함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디지털 클러스터로 구성된 계기판과 한층 개선된 디스플레이 패널 등이 더해져 최신의 차량들과 경쟁을 하기에 ‘노후화되었다’라는 느낌은 결코 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덧붙여 각종 버튼 및 다이얼 등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이전에고 ‘편의성 자체’는 준수했던 기능의 매력은 여전하다. 한글화는 물론이고 국산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의 적용을 통해 누구라도 만족하고, 어려움 없이 차량을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덕분에 차량에 대한 별도의 적응시간 없이도 차량이 가진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사용하고,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사운드 시스템, 혹은 연출 등의 ‘디테일’과 감성적인 부분은 다소 건조한 편이다.

비슷한 체급의 SUV 사이에서 티구안이 제시하는 가장 큰 매력은 단연 넉넉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실제 1열 도어를 개방하고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개방감도 우수할 뿐 아니라 실제 공간의 여유도 상당하다. 이외에도 파노라마 선루프의 ‘개방감’ 역시 매력적인 부분이다.

2열 공간 역시 매력적이다. 고급스러운 매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시트의 형태는 물론 헤드룸과 레그룸의 여유도 충분하다. 덕분에 약간의 타협을 한다면 거주성 및 공간 활용성 등도 충분해 ‘패밀리 SUV’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적재 공간은 평이한 수준이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 안쪽에 615L의 여유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및 레저 활동 등에서의 활용성이 충분한 모습이다. 이외에도 2열 시트를 폴딩하게 된다면 1,655L까지 공간이 확보되어 그 가치는 더욱 돋보인다.

TDI 엔진에 대한 신뢰

디젤게이트라는 최악의 사태를 겪었지만 폭스바겐은 여전히 TDI 엔진을 앞세웠다.

티구안 4모션 역시 150마력과 36.7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2.0L TDI 엔진을 보닛 중앙에 배치하고 7단 DSG, 그리고 4모션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인 운동 성능을 구현한다. 실제 가속 성능(0>100km/h : 9.3초)나 198km/h의 최고 속도는 ‘보편적인 모습’이다.

물론 티구안 4모션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디젤 엔진의 효율성’이다. 실제 티구안 4모션은 13.4km/L의 공인 복합 연비를 갖췄고, 도심 및 고속 연비 또한 각각 12.3km/L와 15.0km/L에 이른다.

여전히 이어지는 ‘스테디셀링 SUV’의 가치

변화를 더한 폭스바겐 티구안 4모션과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외형에 비해 실내 변화가 극단적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스티어링 휠’의 모습은 분명 만족감을 높인다. 공간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충분히 여유롭고 깔끔하게 다듬어져 차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시동을 걸면 확실히 ‘디젤 차량’이라는 점은 느껴진다. 다만 디젤 엔진의 존재감 자체는 제법 큰 편이지만 진동이 탑승자에게 노골적으로 전달되지 않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되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디젤 엔진 특유의 사운드, 공명 등이 느껴진다. 사람에 따라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출력. 사실 2.0L TDI 엔진의 힘은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 다양한 상황에서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실제 주행을 이어가며 성능이 아쉽다는 느낌이 없었다. 다만 이러한 출력 자체가 ‘일상에 알맞은 정도’인 것이지 탁월한 수준은 아니다. 그래서 조금 더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면 다른 차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티구안은 말 그대로 ‘알맞은 성능’을 품었다.

2.0L TDI 엔진과 합을 이루는 7단 DSG는 이제는 말 그대로 평이한 수준이다. 구조적으로 연출되는 비교적 빠른 변속, 깔끔한 질감, 그리고 뛰어난 효율성을 자아내는 무기인 만큼 주행 전반에 있어 부족한 모습은 없다.

게다가 이전에 비해 조금 더 부드럽게 다듬어진 모습이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였다. 다만 다단화’ 부분에서는 경쟁력은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DSG가 제시하는 매력이 이전에 비해 소폭 줄어든 것 같았다.

차량의 움직임은 보편타당하며 다루기 좋은 모습이다. 실제 스티어링 휠의 반응이나 그 무게감도 상당히 경쾌할 뿐 아니라 그로 인한 차량의 움직임은 제법 발랄한 모습이다.

게다가 4모션이 적용되었다고 하지만 그 무게감, 혹은 구조적인 둔감함이 느껴지지 않아 조작에 거침이 없다. 덕분에 주행 내내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등의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아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주행’을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외에도 노면에 따라 조향을 해보았을 때 운전자의의지를 잘 반영한다. 특히 덧붙여 연이은 코너 및 굽이치는 주행 환경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덕분에 주행 내내 ‘역시 폭스바겐’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4모션 덕분에 오프로드 및 험로 주행 등과 같은 활동은 부담이 있겠지만 일반적인 전륜구동 차량들에 비해 주행 환경 및 활동 범위에 대한 확장이 더해지는 만큼 더욱 다양한 부분에서 그 매력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분명 존재한다.

실제 폭스바겐의 차량들이 최근 보여주는 공통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바로 ‘주행의 건조함’이라는 것이다. 단단함과 딱딱함의 차이가 있듯, 미묘한 건조함이 주행 중간중간 느껴진 것이다.

그래도 앞서 말한 매력들과 TDI 엔진의 탁월한 효율성 등을 고려한다면 ‘설득력’은 충분하다.

좋은점: 군더더기 없는 패키지, 넉넉하고 여유로운 공간

아쉬운점: 때때로 드러나는 건조한 질감, 경쟁자들의 ‘경쟁력 상승’

여전한 시장의 기준, 폭스바겐 티구안

경쟁자들의 가파른 성장으로 인해 ‘티구안이 예전과 같이 않다..’라고 느껴질 때 등장한 뉴 티구안.

폭스바겐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한 새로운 이미지와 디테일은 물론 가격 구성의 개편을 통해 조금 더 설득력을 제시한다.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함이 느껴질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한 시장의 기준’은 바로 티구안이라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폭스바겐 코리아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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