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 축구 예선전에서 군부에 저항한다는 의사 표시로 ‘세 손가락 경례’를 했던 미얀마 선수에게 일본 정부가 난민 지위를 인정하기로 했다.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출입국 재류관리국은 미얀마 대표로 월드컵 예선에 출전한 후 귀국을 거부하고 난민 신청을 했던 피 리앤 아웅(27) 선수에 대해 난민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조만간 공식 결정 결과를 통보할 방침이다.
아웅은 5월 28일 지바시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예선 일본과의 경기에서 국가 제창 때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대한 저항 의사를 표현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이후 6월 16일 간사이 공항에서 “귀국하면 생명의 위험이 있다”며 보호를 요구했고, 22일엔 오사카 출입국 재류관리국에서 난민 신청을 했다. 요미우리는 “미얀마에서 군부에 반발하는 시민에의 탄압이 계속되고 있어, 입국관리 당국은 세 손가락 경례 모습이 크게 보도된 이 선수가 귀국하면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일본에선 난민 자격을 신청해도 인정되는 비율이 0.4%로 극히 낮고, 심사 기간도 매우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웅 선수의 경우 5월 하순부터 일본 정부가 미얀마인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긴급 피난 조치를 활용해 기간이 크게 단축됐다.
2월 미얀마에 쿠데타가 일어난 후 군부가 시민을 잔혹하게 탄압함에 따라 신설된 이 조치는 재류 기간 만료 후에도 일본 내 재류를 희망하는 미얀마인에 대해 ‘특정 활동’ 명목의 자격을 준 뒤 취업을 인정하고, 난민 신청 시 신속히 심사하도록 돼 있다. 아웅 선수는 이 조치가 개시된 후 신청해 난민으로 인정받은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