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회 부위원장이자 대한탁구협회장은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 선진국답게 올림픽 분위기도 바뀌었다"고 총평했다.
유 부위원장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선수들의 메달 획득 여부보다는 정말 투혼을 보여주고 감동적인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것을 더 높이 평가해 주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예전같이 메달을 못 땄다고 해서 선수들의 인터뷰에 '죄송합니다' 이런 이야기보다는 '충분히 최선을 다했고, 즐겼고, 다음 올림픽 준비하겠습니다'라는 쿨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선수들의 태도도 칭찬했다.
유 부위원장은 특히 선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례 없는 연기로, 1년 준비하는 게 굉장히 녹록지 않았다며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는 "대한민국 선수단, 사실 외출, 외박도 잘 할 수도 없었고 정해진 프로토콜에 따라서 해야 되기 때문에 굉장히 제한된 상황 속에서 훈련과 준비를 임할 수밖에 없었다"며 "대한민국 선수단뿐만 아니고 전 세계 선수단 여러분에게 존경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기대에 못 미친 성적에 대해서는 "선수들 개개인, 그리고 각 종목 단체마다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끔 지원할지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세계 최강이었던 중국의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따며 자신이 활약했던 탁구에서 이번엔 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보다는 열악한 선수 저변 확대와 적극적인 지원을 다짐했다.
그는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전문 체육 선수로 등록된 대한민국 탁구 인구가 지금 1,500명이 채 안 돼 중국 선수 등 우리보다 한 단계 위 선수들의 구질을 받아보는 데 굉장히 한계가 있다"며 "중국 선수와 오랜만에 시합하면 구질 적응하는 데 한 세트 뺏기고 두 세트 뺏기다 보면 경기 전체가 넘어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런 점들을 보완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할까 계속 고민하겠다"며 "외국 선수들을 초대해서 경기하는 등 다양한 경기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해, 프로리그 도입이나 외국 선수들의 한국리그 진출 등을 사실상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에서 발군의 실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신유빈에게는 "지금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선수이고, 게임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 빠른 속도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어 "파리올림픽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위의 도움도 필요해 저희가 정말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탁구협회도 지금부터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전략을 수립해서 특히 신유빈 선수처럼 가능성을 많이 보여준 선수가 효과적으로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