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석포면 주민들이 풍력발전단지에 1인당 평균 313만여원을 투자해 20년간 매년 78만원가량의 수익을 올리게 됐다. 투자수익률이 무려 연 25%에 달한다. 비결은 주민참여형 풍력발전사업에 있었다.
봉화군은 4일 봉화군청에서 석포면풍력발전주민협의체와 오미산풍력발전㈜, ㈜영풍, 경북도와 '봉화 오미산 풍력발전사업'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번 풍력발전단지 조성은 신재생에너지 전문업체인 유니슨과 한국남부발전 등이 설립한 오미산풍력발전에 석포면주민협의체가 주주로 참여하는 주민참여형으로 추진된다. 석포면 오미산 일원 10만여㎡ 터에 1,600억원을 들여 4,300㎾급 풍력발전기 14기, 총 발전용량 6만200㎾의 풍력발전설비와 진입로 등을 내년 말까지 조성하게 된다. 4인가구 기준 2만2,000여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생산한 전력을 한전에 공급하는 송전선은 ㈜영풍 석포제련소가 무상으로 제공키로 했다.
이 사업엔 석포면 주민 대부분인 2,011명이 참여하는 주민협의체가 오미산풍력발전에 주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주민협의체는 채권이자를 받다가 일정 조건이 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CB) 64억원어치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주민협의체 투자금도 주민들이 직접 내는 것이 아니다. 풍력발전사가 협의체에 무상으로 지원하게 된다.
이로 인해 오미산풍력발전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우대가중치를 얻게 된다. 더 높은 가격에 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지역 주민 수용성 문제를 해소하게 됐다.
주민들도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상당한 수익을 얻게 됐다. 주민협의체의 64억원 투자에 따른 예상 수익은 연간 16억여원, 20년간 32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주민 1인당 연간 78원에 이른다. 단순 투자수익률로 계산하면 연간 25%에 이른다. 64억원에 대한 이자 내지 배당금에다가 REC우대 수입 전액을 협의체에 주기로 한 때문이다.
협의체는 수익금으로 지역발전 및 장학사업을 하고, 남는 돈은 주민들에게 직접 배당할 방침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높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민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주민참여형 사업모델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개발업체는 민원 해소로 사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고, 주민들은 소득을 올릴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된다.
경북도와 봉화군은 풍력발전단지의 관광자원화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영국 램피온 해상풍력단지와 덴마크 미델그룬덴 풍력단지 같은 해외 우수사례처럼 봉화의 청정자연 및 분천산타마을 등 관광지와 연계한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봉화군은 풍력발전단지 사업을 통해 운영수익 배당은 물론 △공사기간 중 4,600여명의 고용창출△전력산업기반 기금을 통해 30억원의 지역 지원금 △한국남부발전㈜의 주민복지시설 건립 △287억원의 세수증대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엄태항 봉화군수는 "석포면 주민 전체가 사업에 참여하는 진정한 의미의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전국적인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양한 분야에 이 모델을 적용해 기업과 지역주민이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