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탁구가 도쿄올림픽 마지막 메달 도전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이상수(삼성생명) 정영식 장우진(이상 미래에셋증권)으로 꾸려진 탁구 대표팀은 1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탁구 남자 단체 16강전에서 슬로베니아(데니 코줄, 보얀 토키치, 다르코 요르기치)를 3-1로 제압했다. 한국은 브라질-세르비아 경기 승자와 2일 오후 2시 30분 8강전을 치른다. 앞서 이상수가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짝을 이뤄 출전한 혼합복식과 정영식, 장우진이 나선 개인 단식에서 모두 메달을 놓친 남자 탁구는 강세를 보여온 단체전에서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남자탁구는 올림픽에 단체전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동메달을,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선 입상에 실패했다.
탁구 단체전은 복식 1경기와 단식 4경기로 진행된다. 복식을 먼저 소화한 뒤 단식 4경기가 차례로 열린다. 먼저 3게임을 따내는 팀이 이긴다.
세계랭킹 4위 한국은 18위 슬로베니아를 맞아 1복식에서 이상수-정영식이 코줄-토키치를 3-0(11-8 11-8 11-6)으로 완파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2단식에서는 장우진이 요르기치에게 1세트를 내줬으나 2세트 중반부터 흐름을 가져가 세트점수 2-1로 역전했다. 장우진은 접전 끝에 4세트를 다시 뺏겼지만 마지막 5세트에서 강한 드라이브로 밀어붙여 3-2(7-11 11-9 11-8 9-11 11-5)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게임스코어 2-0을 만든 한국은 믿었던 정영식이 3단식에서 40세 노장 토키치에게 1-3(11-9 5-11 5-11 10-12)으로 역전패해 한 게임을 내줬다. 그러나 4단식에 다시 나선 장우진이 공격적인 드라이브를 앞세워 코줄을 3-1(11-6 10-12 11-9 11-8)로 꺾고 8강행을 확정했다. 장우진은 마지막 4세트에서 7-8 역전을 허용했지만 테이블 왼쪽 구석을 깊게 찌르는 드라이브로 9-8 재역전을 이뤘다. 커트에 이은 상대 실책으로 10-8, 매치포인트를 잡더니 마지막 공격을 성공시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단식 2경기를 모두 승리한 에이스 장우진은 "어떤 대회든 첫 경기는 어렵다. 단식과 혼합복식 경기를 했지만, 단체전은 또 다른 것 같다"며 "첫 경기치고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래도 잘 풀어갔기에 팀이 더 단단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영식은 "단체전 첫 경기에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래도 승리했으니 다음 경기에서는 더 분위기를 타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맏형' 이상수는 "큰 대회, 긴장이 많은 대회에서는 첫 경기를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복식에서 강점이 있기에 승리만 한다면 유리한 지점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잘 준비해서 경기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