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가 아닌 수익 창출 목적으로 제주지역 농지를 매입한 ‘가짜 농사꾼’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 중에는 공무원들도 포함됐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도내 농지를 매입한 후 영농활동을 하지 않은 혐의(농지법 위반)로 울산지역 공무원 A씨 등 모두 35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4일부터 제주지역 부동산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기획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이 수사 중인 부동산 교란행위자는 총 115명으로, 입건된 35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내사 중이다.
입건된 피의자들은 모두 제주 이외 지역 거주자다. 지역별로는 서울 10명, 울산 9명, 경기 5명, 인천·충북 각 3명, 경남 2명, 세종·경북 각 1명 등이다. 직업별로는 회사원 16명, 자영업자 7명, 공무원 3명 등이다. 이들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농지 42필지(4만25㎡)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사례를 보면 A씨는 노후에 거주할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에 위치한 농지 580㎡를 1억5,000만 원에 매입했다. A씨는 매입 과정에서 주말체험 농장을 운영하겠다고 속여 농지자격 취득증명서를 발급받았다. 경북지역에 거주하는 자영업자인 B씨는 투기를 목적으로 기획부동산을 통해 서귀포시 안덕면 농지 600㎡를 매입하면서, 본인이 농사를 지을 것처럼 허위로 농지자격 취득증명서를 발급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른 지역에 거주하며 투기 목적이나 수익 목적으로 제주지역 농지를 불법 소유한 사람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