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주택값 상승 주요인은 불안심리...가격 조정 가능성 커"

입력
2021.07.28 09:30
"주택·전세 가격 불안한 모습 송구"
최근 상승세는 지나친 심리요인이 작용한 결과
"추격 매수보단 진중하게 결정해야"

정부가 또다시 부동산 가격 고점론을 꺼내 들었다. 과도한 수익 기대심리와 불안감에 따른 추격매수, 불법거래가 부동산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대차 3법 등 시장에 상당한 혼선을 주고 있는 정부 정책에 대해선 별도 언급이 없어 ‘남 탓’만 되풀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4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전세 가격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수익 기대심리와 투기수요, 불법거래가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지나친 심리요인이 작동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택가격전망지수 등 관련 심리지표를 보면 시장수급과 별개로 막연한 상승기대심리가 형성된 모습”이라며 “과도한 수익 기대심리를 제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달보다 2포인트 오른 129를 기록했다. 올해 초 하락하는 듯하다가 최근 3개월 연속 상승세다.

홍 부총리는 이어 주택가격이 향후 조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실질가격,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 등 주택가격 적정성 측정 지표가 최고수준에 근접한 데다 △한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금융당국의 하반기 가계부채관리 강화 시행 등을 고려하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단 시장 상황과 객관적 지표, 전문가 의견에 귀 기울이며 진중하게 결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때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각각 18.2%, 9.0% 하락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적극 반박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입주물량은 전국이 46만 호, 서울이 8만3,000호로 평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2023년 이후엔 매년 50만 호씩 공급된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시장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하반기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한 홍 부총리는 주요 정책방향으로 △추가 택지 확보 △올해 가계부채증가율 5~6% 이내로 관리 △부동산시장 교란행위 연중 단속을 꼽았다. 이어 “공유지의 비극을 막기 위해선 우리 모두가 공동체를 위해 지혜를 모아 협력해야 한다”며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