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는 늦게 짠~"이라던 김재원, 윤석열 입당 재촉 이유는

입력
2021.07.26 16:00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윤석열 지금 당장 전광석화같이 입당해야"
"존재하지 않는 중도층 확장 허상 쫓아서야"
미드 '웨스트 윙' 언급 "허황되고 무능한 자 잘라야"
지난달엔 "8월 경선 버스? 10월 입당 충분"

"스타는 늦게 '짠' 하고 나타난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 시기에 여유를 뒀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불과 한 달 만에 180도 바뀐 입장을 내놨다. 이번에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전광석화같이 지금 당장 입당해야"한다고 재촉했다. 윤석열 캠프가 김종인계와 친박계 의원 등 국민의힘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라 의미심장하다.

김 최고위원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전 총장이 더 이상 입당 문제에 대해서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할 것이 아니고 즉시 입당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당장 오늘이라도 입당을 하든지, 언제까지 입당하겠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장하는 '8월 경선 버스'에 합류해야 한다는 것이냐는 진행자의 물음엔 "그 정도가 아니고 더 이상 머뭇거릴 필요 없이 전광석화같이 지금 당장 입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이 입당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보수, 중도, 진보라는 과거에 어떤 도식에 빠져서 중도를 확장한다는 그런 생각에 입당을 미루는 것은 결코 효율적이지 못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도층이라는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을 쫓아가면서 계속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이익이 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윤석열 캠프 내에도 그런 분들(중도층 확장 주장)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이 같은 주장은 국민의힘 인사들이 대거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향후 이들의 정치적 입김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보인다. 윤석열 캠프에는 이학재 전 국민의힘 의원, 신지호·박민식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 이두아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 등이 합류했다.

김 최고위원은 "미국 정치드라마 '웨스트 윙' 같은 드라마를 보면 대선 캠프에서 허황된 소리를 하거나 무능한 자들을 순식간에 잘라내는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며 "윤 전 총장에게 이번에 훌륭한 분들이 많이 들어갔으니까 허황된 얘기하는 분들은 과감하게 정리하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유권자들 성향 등 정치 현실을 모르고 허황된 주장을 해서 후보들의 판단을 그르친다면 그분들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달 전엔 "스타는 늦게 '짠' 나타나...10월 입당도 충분"

하지만 김 최고위원은 한 달 전만 해도 윤 전 총장의 입당 시기에 대해 "10월 입당도 충분"하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와는 180도 바뀐 입장인 셈이다.

그는 지난달 2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준석 대표가 나중에 '뿅' 나타나면 안 된다 이랬는데, 원래 스타는 '짠' 늦게 나타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는 이 대표가 일명 '8월 경선 버스'를 주장하면서 윤 전 총장이 8월 말까지는 입당을 해야 한다고 마지노선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은 당시 "10월 초에 입당하더라도 충분하다"면서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보내 택시비를 줘가면서 와달라고 해야 한다"고 이 대표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의 당헌·당규상 오는 11월 9일까지 대선 후보를 뽑아야 하기 때문에 한 달 전인 10월께 입당해도 충분하다는 주장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원래 시내버스는 한 대만 있는 게 아니고 여러 대가 계속 가고,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도 시간에 따라서 간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