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의 백미는 단연 ‘픽토그램 쇼’였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들 사이에서도 성화 봉송 최종주자인 오사카 나오미(24)의 점화 장면을 제외하고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꼽힌다.
이날 픽토그램 쇼는 개회식이 다소 지루해지던 막판에 등장, 행사 전체의 집중도를 높인 효자 이벤트였다. 일본 유명 마임 아티스트 히로폰과 유명 마임 듀오 가베즈가 참여해 온 몸으로 올림픽 종목을 표현했다. 특히 카메라의 움직임을 고려해, 일보 사전녹화 종목들을 제외한 상당수를 현장에서 라이브로 진행했다는 점이 감탄을 자아냈다.
푸른색 옷에 흰색 조끼를 걸쳤다 벗었다 하며 종목을 표현하는 배우와 함께 ‘투명인간’을 자처하며 흰색 옷을 입고 태권도 발차기를 표현할 때 높이 든 발을 지탱해준다거나, 역도를 표현할 때 바벨 옆 모양을 본뜬 평면체를 들어올려 주는 배우의 역기도 탁월했다.
현장에선 다소 길었던 국제올림픽위원회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의 ‘훈화’가 지루한 일부 외국 선수들이 바흐의 발언 때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 촬영을 하는 등 개회식 집중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지만, 픽토그램 쇼가 진행된 약 5분 동안은 대부분 행사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도쿄올림픽 개회식 소개자료에 따르면 이번 대회 픽토그램은 히로무라 마사키 ‘제팬 크리에이티브’ 이사가 기획했다.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의 마사키는 일본 내 CI(Corporate Identity) 전문가로 교육 시설과 간판 디자인 등 상업시설은 물론 미술관의 비주얼 기획 등을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