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김봉현 보석석방… 전자장치 부착 조건

입력
2021.07.20 16:15
재판부 "심리 오래 걸리고 방어권 보장 필요" 허가

1조6,000억 원대 투자 피해를 초래한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이자 '검사 술접대 의혹'을 폭로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0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이상주)는 이날 김 전 회장 측 보석 신청을 인용하면서 “신청된 증인이 수십 명에 이르러 심리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고, 피고인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전자장치 부착, 주거 제한, 보증금 3억 원, 참고인·증인 접촉 금지, 실시간 위치 추적 등을 걸었다. 김 전 회장은 남은 재판에 성실히 출석하고 증거 인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도 법원에 제출했다. 김 전 회장의 다음 공판은 23일 열린다.

김 전 회장 변호인은 이날 재판 종료 직후 취재진과 만나 "같이 재판받는 두 명 중 한 명(김 모 전 스타모빌리티 이사)은 이미 4월에 보석으로 나왔는데 김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체포된 후 장기간 구속돼 있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때문에 변호인 접견도 어려운 상황에서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많았다"고 말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불구속 상태에서 피해 복구를 할 기회를 달라”며 법원에 불구속 재판을 요청했으나 ”도망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후 법관 인사로 바뀐 재판부에 5월 다시 보석을 신청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스타모빌리티 등의 자금 수백억 원을 횡령하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9년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5개월간 잠적해 도피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4월 체포됐다.

원다라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