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가운데 야권 선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주춤하자 국민의힘 쪽에서 윤 전 총장을 흔들면서 입당을 압박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9일 YTN 방송 '뉴스Q'에 출연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비빔밥'으로 비유하는 발언을 이어가며 "당외 주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까지 추가돼서 이미 비빔밥이 거의 다 완성됐다. 지금 당근 정도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을 당근에 비유한 셈이다.
그는 "당근하고 시금치가 밖에 있다고 해서 그 재료들만으로 비빔밥이 되는 건 아니다. 소위 빅텐트 상황을 만드는 것이 제일 좋다"라고 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에게 '비단 주머니'를 주겠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비단 주머니 줄 때 뭐라고 하냐면, 위험할 때 까봐라 이렇게 돼 있다"고 말해 사실상 입당을 해야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암시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어느 진영에 속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본인의 정치활동 자체도 약간 모호해지고 있다. 그것이 지지율 저하의 한 가지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대선에 출마하려면 우리 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입당해서 활동하는 게 지지율이든 모든 면에서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과 사실상 야권 내 경쟁 관계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정진석 의원을 겨냥했다.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아직 야권 경선은 한참 멀었는데 일부 야당 인사들의 자해 행각이 도를 넘었다"며 "외부 인사를 지지하거나 다른 사람을 지지하는 것은 이해하나 내부 인사를 조롱까지 하면서 외부 인사를 감싸는 것은 도를 넘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고 공격했다.
이는 홍 의원 본인이 17일 윤 전 총장을 두고 "아직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른다"고 말한 데 대해 정 의원이 "웃자고 한마디 하자면 내 눈에는 홍 의원도 아군인지 적군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고 비판하자 내놓은 반응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사"라고 홍 의원에 응수했다가 논란이 되자 게시글을 지웠다.
이런 갈등을 두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이준석 대표가 '우리 당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은 우리 당 후보를 도울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사실 윤석열 후보에게 염장 지르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총장 간 갈등도 조만간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을까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아직까지 국민의힘 입당에는 선을 긋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1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가지 못하면서도 정권 교체에 참여하고자 하는 국민을 크게 엮어 지지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지금 제3지대에서 하는 일은 외롭지만 의미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