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54세 사전예약도 '먹통'…예약시간 10시로 긴급 변경

입력
2021.07.1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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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분산예약'도 소용 없어...결국 서버 증설

19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53~54세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또 다시 ‘먹통’ 사태를 빚었다. 예약 시작과 함께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며 사전예약 인터넷 사이트가 열리지 않는 상황이 1시간 넘게 지속됐다. 정부는 부랴부랴 서버 긴급 증설에 들어갔고, 예약은 밤 10시 이후에나 가능하게 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이날 오후 8시 후 50분가량이 지나서야 “서버 증설 작업이 현재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전예약 접속자 쏠림으로 인해 원활하게 처리되지 않아 이를 해결하고자 클라우드 서버를 긴급 증설할 예정”이라고 추진단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당초 8시부터였던 53~54세 사전예약은 2시간 뒤로 밀렸다.

이날 오후 8시에 맞춰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에 접속한 사람들은 ‘바로가기’ 버튼을 눌러도 빈 화면만 계속 보였다. 그러다 ‘연결을 거부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오고 예약 화면은 뜨지 않았다. 지난 12일과 14일 55~59세 사전예약 때의 접속 장애와 비슷한 상황이 또 생긴 것이다. 일부 접속자들은 예약 시간이 10시로 변경된 사실도 모른 채 대기해야 했다.

이날 추진단은 접속 장애를 막기 위해 오후 8시 전까지 오류를 보완하고 서버를 재기동시키며 예약 시스템을 점검했다. 이를 위해 기존 진행 중이던 55~59세와 60세 이상의 사전예약을 총 4시간 동안 일시 중단시키기도 했다. 정은경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원활한 접속을 위해 오늘 2시부터 사전예약 누리집(홈페이지) 기능 일부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했고, 예약 개시 직전에 운영 서버를 재기동시켜 안정화한 환경에서 예약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준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먹통 사태가 재현되면서 접종을 예약하려던 대상자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날부터 예약이 예정된 53~54세(1967~68년생) 대상자는 154만 명이다. 55~59세(353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인원인데 시스템이 못 견뎠다. 연령대별 ‘분산 예약’으로도 접속 장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내일인 20일 오후 8시부터는 이보다 인원이 많은 50~52세(1969~71년생) 236만 명의 사전예약이 시작되는데, 이대로라면 또 유사한 먹통 사태가 되풀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우진 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55~59세 사전예약 접속 장애 원인에 대해 “특정 시점에 초 단위로 수십만 건이 몰리는 처리를 하려면 현재의 네트워크 장비들로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예약을 진행하는 한 먹통 사태는 반복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추진단은 예약이 시작되는 즉시 말고 좀 더 여유로운 시간대에 접속해달라고 지속적으로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데다 원하는 병·의원, 원하는 시간에 접종하려는 사람이 많아 당분간은 예약 개시 때마다 대상자들의 ‘광클(빛의 속도로 마우스를 누름)’ 경쟁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53~54세 예약은 20일 오후 6시까지 계속된다. 50~52세는 20일 오후 8시부터 21일 오후 6시까지다. 이후 21일 오후 8시부터 24일 오후 6시까지는 50~54세면 모두 예약이 가능하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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