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마다 건강보험 보장률 차이가 커서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많게는 3.7배가량 차이가 난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비급여 항목 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보장률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건강보험 보장률 실태를 공개했다. 경실련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233곳이 2016~2019년 보건복지부에 신고한 의료수입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지급한 건강보험지급액 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보장률을 계산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20개 이상 진료과목을 갖춘 상급종합병원이라도 병원마다 격차가 존재했다. 공공병원이 건강보험 보장률이 높은 반면, 보장률 하위 병원은 모두 민간병원이 차지했다.
보장률이 가장 낮은 10개 상급종합병원의 평균 보장률은 59.4%에 불과했다. 총 진료비 100만 원 중 59만4,000원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나머지 비용은 환자가 부담한다는 의미다. 보장률이 가장 낮은 병원은 경희대병원(53.3%)으로 조사됐고 △강북삼성병원 △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은 평균 보장률이 60%에 미치지 못했다. △한림대성심병원 △고려대안산병원 △건국대병원 △고려대구로병원 △중앙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등은 60%는 넘겼지만 하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급종합병원 중 보장률이 가장 높은 병원은 화순전남대병원(79.2%)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보장률인 80%에 근접했다. 총 진료비가 100만 원이라면 환자는 20만8,000원만 부담하면 된다는 의미다. 칠곡경북대병원은 '문재인 케어' 목표 보장률인 70%를 상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 △양산부산대병원 △서울대병원 △충북대병원 △부산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경북대병원 △충남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이 보장률이 가장 높은 10위 안에 들었다.
2차 의료기관인 종합병원 간 건강보험 보장률 격차는 더욱 커서 최대 52.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보장률이 가장 낮은 우리들병원은 28.3%에 불과했으며 △갈렌의료재단 박병원 △미즈메디병원 △영경의료재단전주병원 △베스티안서울병원 등이 하위 10위로 조사됐다. 반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국립암센터 △한국원자력의학원원자력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무안종합병원 등은 보장률 상위 10위에 올랐다.
경실련은 정부가 비급여 실태를 파악해 건강보험 보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현 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은 "비급여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의 보장성 강화 대책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어떤 비급여를 발생시키는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모든 비급여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