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16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 모해위증교사 의혹 수사 과정에서 증인을 협박했다'고 보도한 TV조선과 조선일보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임 담당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오래 인내하며 언론의 책임을 돌아봐주십사 여러 차례 호소해왔지만, 제 가족의 고통이 임계점에 이르러 이제는 관련자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결심했다"고 적었다.
TV조선은 15일 한 전 총리 재판의 검찰 측 증인이던 A씨가 지난해 11월 대검 감찰부의 1차 참고인 조사에서 위증교사 의혹을 부인하자 당시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었던 임 담당관이 구속을 언급하는 등 협박성 발언으로 진술을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임 담당관이 자신에게 "구속되고 얼굴 보면서 계속 얘기를 하면 ○○○씨 자기가 사실을 밝혀낼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답을 정해놓고 그 정답을 얘기하지 않으면 '이해가 안 간다'고 얘기를 하신 것 같다. ○○○씨가 억울하면 자기를 설득하라고"라고 말했다.
임 담당관은 A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TV조선이 당시 조사 과정을 확인하지 않고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저에게 조사를 받았다는 분이 대검에 진술조서와 영상녹화 CD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조사 내용과 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기자가 과연 확인하고 기사를 썼을지 극히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가 '구속되고 얼굴 보면서 계속 얘기하면 ○○○씨 자기가 사실을 밝혀낼 수 있다고 얘기하더라고요'라고 주장한 분은 열람·등사 신청하셔서 바로 확인해보시고 인터뷰한 매체에 공유해 달라"고 요구했다.
임 담당관은 조선일보가 2013년 새해 사설에서 자신을 '얼치기 운동권형 검사'라고 비판한 사례도 언급했다. 임 담당관은 2012년 12월 말 검찰 상부의 지시에 반발해 돌출 행동을 해 관심을 모았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반공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B씨의 재심 사건에 대해 법원의 판단에 따르기로 결정했지만, 임 검사는 무죄 구형을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에 당시 공판 검사를 임 담당관에서 다른 검사로 교체했다. 임 담당관은 상부 결정을 무시하고 재판에 참석해 무죄를 구형해 논란이 됐다.
임 담당관은 "(조선일보는) 2013년 새해 첫 사설로 '얼치기 운동권형 검사' 운운하며 과거사 재심 사건의 무죄를 구형한 저를 덮어놓고 비난한 매체라 그간 기사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며 "공인으로서 언론의 자유를 위해 웬만하면 인내하자고 생각해 대응을 자제해 왔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