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8월부터 긴축 검토"... 코로나 대유행에도 올해 금리인상 예고

입력
2021.07.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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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동결했지만, '긴축 계획' 유지 강조
"0.25%p 올려야" 소수의견도 나와
코로나 재확산 경제 성장에 심각한 훼손 아냐
'수도권 집값 고평가' 등 금융 불균형 더 우려

한국은행이 현행 연 0.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당초 계획한 '긴축 플랜'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세가 변수로 등장했지만, 우리 경제 성장세를 심각히 훼손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은은 장기화된 초저금리로 주택 등 자산 시장이 너무 과열되고 있는 현재의 '금융 불균형' 상황을 더 우려하기도 했다. 한번 켠 금리 인상 깜빡이를 다시 끄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려는 듯, 다음 달부터 통화정책 완화 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주열 "8월 금통위부터 완화 정도 논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한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와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고려할 때 다음 회의 시부터는 완화 정도를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으로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긴 했지만, 금리 정상화를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신호를 다시 한번 시장에 보낸 것이다.

실제 이날 금통위에선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5%로 낮춘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등장하기도 했다. 금통위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고승범 위원은 이날 금통위원 중 유일하게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총재는 "경제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란 당위성에 기초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계 빚 과도해... 집값도 끌어올렸다"

한은은 초저금리의 힘으로 급격하게 불어난 가계부채 심각성도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은 과도한 부채와 경제 주체들의 수익추구 행위 역시 상당히 과도하다는 것"이라며 "오늘 금통위에서도 다수 위원이 이런 금융 불균형 해소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내 집값이 고평가됐다"며 가계 빚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자산 가격이 오르는 현상은 세계 공통된 현상"이라면서도 "차입에 의한 자산 투자가 상당히 높다는 점은 다른 나라와 대비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 총재는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란 기대가 유지되는 한 거시건전성 정책의 효과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금융 불균형 문제는 거시건전성 문제와 함께 통화정책 정상화를 통해 대처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4% 성장 전망은 유효..."선별 재정정책 필요"

이 총재는 코로나 대유행이란 터널 속에도 지난 5월 전망한 올해 4% 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 회복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지만, 전체적인 경기 회복세를 훼손하는 정도는 아닐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뜨거운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선 이 총재는 "재정 효율성 측면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계층에 중점 지원하는 게 설득력 있다"며 사실상 반대했다. 금리를 올리면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재정정책의 선별적 조치를 통해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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