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사원 논란은 자국민이 역차별 받는 사안"

입력
2021.07.07 17:00
[이슈, 단체장에게 듣는다] 배광식 대구북구청장
"이슬람사원 주택가, 타 종교시설도 마찬가지일 것"
"칠성개시장, 개를 가축으로 보는 법이 걸림돌"
"대구시청별관 경북대 삼성창조캠퍼스, 도심융합특구 혁신기업 산실로"
"금호강시대 열어 북구르네상스 활짝"

그는 대구의 발전축을 원주율을 나타내는 수학기호 파이(π)에 비유했다. 대구를 관통하는 금호강과 신천, 낙동강이 그것이다. 신천과 낙동강은 나름 시민의 관심으로 대구의 자양분이 되고 있지만 금호강 축은 홀대받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대구의 일자리와 먹거리를 책임졌던 북구는 금호강을 젖줄로 삼아 잊혀진 르네상스를 되찾고 있다. 북구의 지도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슬람사원 건축을 둘러싼 신자와 주민 간 갈등,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칠성개고기시장의 존속 문제는 또 다른 과제로 남아있다. 배광식(62) 대구북구청장은 "이슬람사원 논란은 자국민이 역차별받는 사안, 개고기 식용 문제는 제도가 사회문화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충돌"이라고 말했다. 6일 대구 북구청장 집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대구시청 별관 부지가 대구 도심융합특구로 지정됐다.

“시청별관과 경북대, 삼성창조캠퍼스를 삼각형으로 이어 '연구-혁신-창업-산업-정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혁신 기업의 산업생태계는 물론 기존의 도시환경과 매칭된 우수한 주거 생활환경을 조성해 산업과 일상이 조화를 이루도록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대구 도심융합특구는 신천이라는 아름다운 수변자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DGB대구은행파크가 들어서고 도시철도3호선이 달리면서 북구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많다.

“2019년 대구FC의 홈구장이 된 DGB대구은행파크 일대는 대구의 산업화를 이끈 역사의 현장이다. 중구와 함께 개발된 이곳 ‘경제신화 도보길’ 관광 코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일대로 특색있는 핫플레이스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팔거천을 중심으로 운행되는 도시철도로 강북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 지난해 말에는 금호강 유역이 친수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3호선은 금호강시대를 여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 제3산업단지(3공단)가 많이 노후됐다.

“1954년 삼성의 모태가 된 제일모직이 북구 침산동에 터를 잡은 후 인근 노원동 일원에 167만9,000㎡ 규모의 3공단이 들어섰다. 대한민국 기계산업의 축이었던 이곳은 도심의 변화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노후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처음으로 노후산단 재정비 우선지원 대상단지로 지정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공단 내 도로확장과 공원 등 환경 개선을 위한 주변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입주기업의 고도화와 미래산업환경에 대비해야 한다. 공단이 도심과 이격되는 것만이 도시를 쾌적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도심에서의 접근성이 공단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차세대 산업을 이끌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대구지식산업센터', 안경산업 고도화를 담당하는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과 '아이빌'이 이곳에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엑스코선 역사 위치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다.

“대구 균형발전을 위한 대승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구는 그동안 도시철도2호선과 나란히 동서발전축이 강조됐다. 앞으로는 엑스코선을 통해 남북축도 성장할 것이다. 마이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역사 위치를 정해야 할 것이다."

-경북대 인근 주택가 이슬람사원 건립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소송으로 번지고 있다.

“이슬람사원이 추진되는 골목길 주택가에는 교회와 성당, 절 같은 타 종교시설이 들어서려해도 주민 반발이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주민 반발 후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데 대해 종교탄압이나 이슬람차별 같은 거시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는 오히려 자국민이 역차별 받는 사안이다. 주민 간 분쟁이었다면 건축주에게 민원해결을 위한 양보를 요구할 사안이다. 주민들의 목소리가 묻히는 현실이 유감스럽다. 북구는 이슬람신자들이 대체부지를 물색해 제시하면 현재 건축부지를 매입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무슬림 학생이 수학 중인 경북대에도 방안 마련을 당부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칠성개시장 폐쇄에 대한 여론이 높다.

“1990년대 50여개나 됐던 칠성개시장 업소는 현재 14개로 줄어들었다. 이중 3곳은 칠성시장 내에 있어 새로 정비되지만, 나머지 11곳은 그대로 남게 된다. 북구는 2019년 7월 칠성동 개골목정비사업계획을 통해 단계적으로 업소를 정비하고, 사육용 케이지 설치 근절도 유도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축산법에는 개를 여전히 가축으로 인정하고 있어 행정기관의 운신이 어렵다. 칠성개시장 업소는 자연 소멸될 것으로 보이지만 관련 제도가 빨리 정비돼 행정기관이 업종전환을 지원할 수 있기 바란다."

-북구청장 재임 7년을 자평해달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민들과 만나는 시간이 많이 줄어 안타깝다. 주민들로부터 평소 '소탈하다'는 평이 가장 와 닿는다. 시대 변화상을 수용한 측면도 있지만, 북구가 주민일상에 많이 다가간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혁신적 스마트 환경을 적극 활용해 주민의견을 과감하게 수용하겠다."


●약력

△능인고 △경북대 행정학과 △행정고시 26회 △대구시 경제산업국장 △대구시 행정관리국장 △남구 부구청장 △수성구 부구청장 △북구 부구청장 △북구청장




대담=전준호 대구취재본부장
정리=윤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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