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와 긍정적으로 협상하고 있습니다. 우리 쪽이 유리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연내 국내 출시를 예고한 디즈니플러스와의 제휴 협상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디즈니플러스는 월트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시리즈 등 방대한 콘텐츠를 확보하면서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OTT)인 넷플릭스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황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열린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3가지 관점에서 LG유플러스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현재 국내 진출을 위해 통신사들과 논의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넷플릭스와 단독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전력으로 디즈니플러스도 사로잡겠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 유치 효과로 LG유플러스는 1년 만에 인터넷TV(IPTV) 가입자를 20% 이상 늘렸다.
황 대표는 "우선 디즈니에서 가장 요구하는게 고객 편의성인데 우리 안드로이드 기반 셋톱박스가 고객에게 디즈니 플러스를 서비스하기 가장 편리한 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또 우리가 그동안 해외 선진회사와 마케팅을 협업해 성공한 사례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아이들 나라' 등 아동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는 LG유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전략이 유사한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에 대해 황 대표는 "디즈니 쪽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미디어 사업을 포함한 비통신 영역의 본격적인 육성과 함께 사업 구조의 다각화 방침도 제시했다. 황 대표는 "키즈, 스포테인먼트, 신규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보안 등 비통신 매출을 2025년까지 현재 20%에서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사용 대가 관련 판결에 대해 황 대표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는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 부존재(채무가 없음)’ 확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는 콘텐츠 사업자가 통신사에 줄 망사용 대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판결이다. 넷플릭스의 패소에 따라 LG유플러스도 현재 계약 중인 넷플릭스나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에 대해 합당한 망사용 대가를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어떤 형태로든 망 대가는 내야 하고, 이는 양사 협업 관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내용"이라며 "지극히 당연한 내용으로, 이것에 따라 디즈니나 넷플릭스와의 협상 내용이 달라질 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