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최정(34)에게 국민타자 이승엽(은퇴)은 존경하는 인물이자, 도전해야 할 대상이다. 현재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이승엽의 역대 최다홈런(467개) 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 앞으로 3, 4년 뒤면 달성도 가능해, 팬들과 리그에서 최정에 거는 기대가 크다.
30일 한국야구위원회에 따르면 최정은 올 시즌 잇따라 대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기아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쏘며 리그 최초 16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홈런왕’ 장종훈(1988~2002년), ‘타격의 신’ 양준혁(1993~2002년)을 넘어선 기록이다.
최정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9일 삼성전에서 20호 홈런을 쏘며 6년 연속 20홈런을 이뤄냈다. 이승엽 박병호(키움) 최형우(KIA)에 이은 역대 4번째 달성이다. 이 부문 1위는 이승엽이 삼성시절인 1997년부터 2012년까지 만든 8년 연속이다. 최정은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 전광판에 뜬 거 보고 알았다”며 “기록보다 최근 중심에 맞는 타구가 많이 나와 좋다. 홈런왕 욕심은 없다. 홈런은 운 좋게 넘어간 타구다”고 의미를 담지 않았다.
최정은 홈런 욕심이 없다고 하지만, 2005년 프로데뷔 첫 홈런을 친 이후 이듬해에 두 자릿수 홈런(12개)을 기록하며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있다. 2016, 2017시즌에는 각각 40개, 46개 홈런을 치며 홈런왕 2연패를 하기도 했다. 2년 연속 홈런왕은 이만수ㆍ김성한ㆍ장종훈ㆍ이승엽(이상 은퇴), 박병호 등 5명만 만든 진귀한 기록이다.
최정은 무엇보다도 핫코너인 3루수를 보며 대기록을 만들고 있어 더욱 돋보인다. 역대 3루수에는 한대화ㆍ김한수ㆍ김동주ㆍ이범호(이상 은퇴) 등 강타자가 즐비했지만, 최정은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이미 이들을 넘어섰다.
최정에게 남은 도전은 이승엽이 보유중인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통산 최다 홈런이다. 지금 추세를 유지한다면 모두 3년후인 2024년이면 달성 가능한 기록이다.
최정은 29일 현재 통산 홈런 388개를 기록중인데, 80개만 넘기면 이승엽을 뛰어넘는다. 2016년 이후 2019년(29개)을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5시즌 가운데 4차례 30홈런 이상을 쳤다. 올해도 40홈런을 넘어설 페이스다. 이승엽이 41세까지 선수생활을 하며 이룬 것을 감안하면, 최정은 24년에 36세에 불과해 그 이상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최정은 그러나 홈런왕 자리를 부정한다. 홈런 신기록을 쓴다고 해도 이승엽은 넘어설 수 없는 대상이라는 의미에서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활약한 8년(2004년~2011년)간 159홈런을 쳐, 한·일 프로야구 통산 홈런개수는 총 626개에 달한다. 최정이 사실상 범접하기 힘든 기록이다. 최정은 “통산 467홈런 기록을 깨더라도 야구팬들도, 나 자신도 최고 홈런타자는 이승엽 선배라고 생각한다”며 “홈런보다는 안타, 출루를 많이 해 팀 승리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