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투자 열풍이 경매시장까지 휩쓸고 있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또 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9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19%를 기록했다. 지지옥션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평균 낙찰가율은 지난 3월(112.2%)부터 4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고, 경매 평균 응찰자 수도 5.1명에서 8.9명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감정가의 두 배가 넘는 가격에 아파트가 낙찰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전날 서울동부지법에서는 강동구 성내동 성내1차 e편한세상 전용면적 84㎡가 10억3,720만 원에 낙찰됐다. 응찰자가 72명이나 몰렸는데, 감정가 4억5,000만 원의 2배가 넘는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 22일에는 구로구 신도림동 미성아파트 66㎡가 감정가(4억2,200만 원)의 두 배를 넘어서는 8억5,177만원에 손바뀜했다. 응찰자만 40명에 달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가 그칠 줄 모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는 경매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66%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경매 광풍에 웃지 못할 해프닝도 생겼다. 지난달에는 한 응찰자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모 아파트 경매에서 실수로 숫자 ‘0’을 하나 더 써 최고가에 낙찰됐다가 포기했다. 입찰표에 12억6,000만 원을 쓰려다 126억 원에 낙찰됐는데, 응찰자는 감정가의 10%인 입찰보증금을 내고 매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