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자가 '전원일기'의 제작진에게 자신을 극 중에서 죽여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오는 25일 방송되는 MBC 창사 60주년 특집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의 '봄날은 간다' 편에서는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된다.
1980년 10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4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로 자리 잡았던 '전원일기'는 1990년대 중반 무렵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김혜자는 대중의 관심이 멀어지던 그때를 떠올리며 "택시 타면요, (기사님이) '진짜 전원일기 최고죠' 이러다가 '그런데 그거 요새 무슨 요일에 방송하죠?'라고 해요. 안 본 거예요. 너무 마음 아프죠"라고 말했다.
김혜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전원일기'의 아버지 어머니 캐릭터가 시청자들이 바라던 부모님 상과는 멀어져 갔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가발 쓰는 것만 큰일이었어요. 그건 배우라고 할 수 없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배우로서 너무 화가 나지만 이거는 가발 쓴 값을 받는 것 같고..."라며 '전원일기' 출연이 주던 자괴감에 대해 말했다.
김수미는 "저도 개인적으로 조금 지쳐갔어요. 뭘 해도 일용 엄니로만 보니까... 어떤 때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원일기'를 더 하기가 싫더라고…"라며 과거를 떠올렸다. 상황이 극에 달하자, 김혜자는 당시 '전원일기' 제작진에게 '나를 극 중에서 죽여달라'는 부탁까지 했다고 한다. 그는 "막내딸 만나러 가다 교통사고 나서 죽으면 아빠가 홀아비니까, 자기 부인이 죽었으니까 얼마나 서글프겠어요. 우두커니 앉아서. 뭐 재혼하라는 말도 많을 거고 얘기가 좀 풍성해질 것 같았어요"라고 전했다.
배우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는 25일 오후 8시 50분에 방송되는 '다큐 플렉스-전원일기 2021' 2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