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군부의 거듭된 만행에 카야주(州) 시민저항군이 공격 중단을 선언했다. 폭력의 악순환을 먼저 끊는 방식으로 일단 민간인의 피해부터 막겠다는 취지다. 반면 친ㆍ사가잉주 시민군 등은 복수를 다짐하며 역으로 쿠데타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시민군 사이에서도 장기 투쟁의 방향성이 달라지면서 미얀마 정국은 더욱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16일 현지 매체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카야주에서 활동 중인 카렌니 시민방위군(KPDF)은 전날 성명을 통해 "군부에 대한 공격을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KPDF는 지난 4월 말 쿠데타군의 민간인 학살에 저항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지역무장단체다. KPDF의 공격 중단은 최근 카야주 민간인의 피해가 극심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야주에선 쿠데타군이 KPDF 조직원 색출을 구실로 민간 마을을 습격하면서 10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밀림 속 난민촌 고립으로 영·유아의 인명 피해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무장 투쟁의 또 다른 중심축인 친ㆍ사가잉주 시민방위군의 선택은 다르다. 친주의 친랜드 시민방위군(CDF)은 민닷 주민들을 한 달째 고립시킨 쿠데타군에 보복하기 위해 지난 11일 군부를 공격해 27명의 병력을 사살했다. 지난 4월 24일 이후 CDF 공격에 사망한 쿠데타군은 16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DF는 최근에도 군부가 감금한 민간인 100여 명의 석방을 요구하며 "거절 시 공세를 더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사가잉 시민군 역시 CDF와 마찬가지로 강경 대응을 거듭 천명했다.
내전 상태의 미얀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신음하고 있다. 지난달 서부 인도 접경 지역에서 재창궐한 코로나19는 최근 최대도시 양곤으로도 번졌다. 특히 양곤의 한 사립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 211명이 최근 무더기 확진을 받아 지역 사회의 공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 교민 대다수가 거주 중인 양곤의 상황이 심각해지자 주미얀마 한국 대사관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대사관은 전날 "13일 미얀마 신규 확진자가 2월 이후 최다인 373명에 달했다"며 "교민들은 다중 시설 방문을 자제하고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