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분장에 석유 드링킹까지... '이색시위' 각축장 된 G7정상회의

입력
2021.06.13 18:00





G7 정상회의가 열린 영국 콘월주에서 각종 '이색 시위'가 동시다발로 펼쳐졌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시민단체 및 활동가들에게는 환경부터 폭력·분쟁 등 다양한 이슈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돋보이기'를 원하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저마다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퍼포먼스를 벌이다 보니 G7 정상회의장 밖은 자연스럽게 이색 시위의 각축장이 됐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 중 하나이자 시민단체 활동이 가장 활발한 환경 문제에 시위와 퍼포먼스가 집중됐다. 환경은 이번 G7 정상회의의 대미를 장식할 의제이자, 오는 11월 유엔기후변화회의도 주최할 예정인 영국이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다.



2018년 창립 이래 시민 불복종운동과 이색 시위로 주목을 끌어 온 영국의 환경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은 이번 G7회의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G7 정상으로 분장한 활동가들이 돛단배 화형식을 벌이는가 하면, 멸종 위기를 맞은 '검은 새' 탈과 의상을 걸치고 해변을 거닐었다. 입을 벌리고 석유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액체를 들이붓거나, 시신처럼 바닷가에 줄지어 누운 채 시위를 하는 등 극적인 퍼포먼스가 단연 눈에 띄었다.




해양환경단체 'SAS(Surfers Against Sewage)'는 거대 상어 인형과 함께 해상시위를 벌였다. 카약이나 패들보드를 탄 수백 명의 활동가들이 바다 위에서 해양 보존 시위를 벌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이에 질세라 국제 구호단체 연합 '옥스팜'은 G7 정상들을 풍자한 ‘대두' 인형탈을 쓰고 해변에서 휴양을 즐기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임박한 기후위기에 ‘너무 여유롭게’ 대응하는 국제사회와 그 지도자들을 꼬집는 의미다.



환경단체의 시위 공세 속에서 국제분쟁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도 열렸다. 인도 카슈미르와 에티오피아 티그레이의 독립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G7 정상과 세계 언론의 이목을 끌기 위해 전통 복장을 입고 '자유'를 외쳤다.




이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