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 시대 여섯 가야 중 지금의 경남 함안 지역에 있던 아라가야의 왕궁지로 추정되는 곳에서 취사전용 공간이 발견됐다.
10일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경남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에 있는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 발굴 조사에서 취사전용 건물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것은 기반암을 길이 11m, 너비 5m, 깊이 80㎝ 정도로 파내 부지를 조성한 후, 그 내부에 길이 8m, 너비 3.5m, 높이 15㎝의 내벽을 설치해 취사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건물지 내부 바닥은 황갈색 점질토를 1~2㎝ 두께로 다지고 흙에 열을 가해 단단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조성돼 있다. 동쪽에는 아궁이를, 아궁이와 서쪽 배연부(연기가 배출되는 통로) 사이에는 구들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 구들은 길이가 약 1m, 높이 50㎝의 평평한 돌을 세우고 그 외부에 회색 점질토를 발라 연기가 외부로 새지 않게 만들었는데, 이 정도 크기의 대형 돌을 사용해 취사시설을 만든 것이 발굴된 사례는 드물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배연부와 가까운 곳에서는 기반암을 원형으로 판 구덩이(집수정)가 확인됐는데, 취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기 위한 시설로 추정하고 있다.
6세기에 볼 수 있는 원통모양그릇받침 등도 건물지 내부에서 나왔다. 원통모양그릇받침은 물결무늬 장식과 원형 투창(토기에 뚫린 구멍) 등 가야토기에서 보이는 공통된 속성을 가지고 있으며, 아라가야의 속성(둥근 옥 또는 새 모양의 투창)과 소가야의 속성(점줄무늬 장식과 한 쌍의 사각모양 투창)이 함께 확인돼 아라가야와 다른 가야세력의 교류와 관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