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로 함정팠다"...공무원 수험생 혼란 빠뜨린 '반나절' 문제

입력
2021.06.07 18:30
지방공무원 9급 공채 필기서 단어 뜻풀이 문제 논란
"반나절은 뜻 모호해 문제 출제 부적절" 비판 나와
"다른 보기가 확실히 아니기 때문에 답 맞다" 반박
이의제기 참고해 확정한 답안은 14일 공개 예정

5일 '반나절'의 뜻을 묻는 지방공무원 9급 공채 문제가 온라인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당 문제에 대한 수험생들의 이의제기가 빗발치면서 복수답안이 인정될지 주목된다.

6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9급 공무원 필기시험 국어영역 3번 문제가 화제가 됐다.

3번 문제는 '단어의 뜻풀이가 옳지 않은 것은?'이었다. '① 반나절: 하루 낮의 반 ② 달포: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③ 그끄저께: 오늘로부터 사흘 전의 날 ④ 해거리: 한 해를 거른 간격'이 보기였는데 정답은 1번이었다. 반나절이 '하루 낮의 반', 즉 '하루의 낮의 반'이 아니라 '하루의 반'(하루의 2분의 1)이므로 오답이라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반나절의 사전적 정의가 '하룻낮의 반'인데 보기를 '하루 낮의 반'으로 제시한 것은 띄어쓰기로 함정을 판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반나절의 두 번째 의미는 '하룻낮의 반'인 점도 이유로 들었다. '하룻낮'은 '하루의 낮동안'이라는 뜻이므로 반나절이 '하루의 반'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한나절, 반나절과 같은 용어는 국립국어원마저 용례를 짚지 못해 2개로 쓰는 단어인데 띄어쓰기로 혼란을 주는 건 그 자체로 떨어뜨리기 위한 문제라는 비난도 이어졌다.

한편 반대측은 복수정답을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반나절이 여러 주변적 의미를 포함해도 다른 보기의 뜻풀이가 명확해 1번이 답이라는 것이다. 또 시험지 앞장엔 '문항 취지에 가장 적합한 하나의 정답만을 고른다'는 안내사항이 있기에 논란의 여지가 없는 보기 2~4번을 없애면 1번이 답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의 게시글은 가채점 문항별 선택률을 첨부해 문제의 모호함을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문항 선택률은 1번부터 4번까지 전부 비슷하다. 보기 1번은 24.86%, 2번은 21.53%, 3번은 23.49%, 4번은 30.02%로 3번 문항의 정답률은 24.86%에 그친다.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면서 수험생들은 복수답안이 인정될지 주목하고 있다. 사이버국가고시센터는 정답 가안을 바탕으로 8일 오후 6시까지 이의제기를 접수한다. 최종 정답은 과목별 선정위원, 전문가들의 정답확정회의를 거쳐 결정된다. 그 결과는 14일 오후 6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홍승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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