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들의 해외여행 상품 수요가 늘고 있다. 몇몇 국가가 백신 접종자의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국내 항공사들도 해외 노선 재취항에 나서며 올 하반기에는 하늘길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위메프는 잔여 백신 온라인 예약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1주일간 해외 항공권 예약률이 전주 대비 5.4배(442%) 급증했다고 7일 밝혔다. 11번가도 지난 1~6일 해외 항공권 예약이 한 주 전보다 2배 가량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여행 소비가 위축된 기저효과에다 연말부터 해외여행이 풀릴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듯하다"고 말했다.
e커머스 업계는 최근 백신 수급이 풀리고 접종자는 자가격리 없이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가 늘면서 억눌렸던 '보복여행' 심리가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여행객에 한해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백신 인센티브'를 적용하기로 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제주항공은 8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부터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접종을 마치면 출입국 과정에서 모두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괌·사이판 등을 위주로 관련 상품이 쏟아진다. e커머스 업체들은 그렇지 않은 국가들도 양국 간 격리가 면제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1년 내 여행 일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해 선택의 부담을 낮추고 있다.
위메프는 대양주(괌·사이판), 동남아(하노이·호치민·다낭·방콕·세부), 중화권(홍콩·마카오·대만)을 성수기 추가 요금 없이 동일한 가격에 예약할 수 있는 해외 항공권을 선보였다. 티몬도 '코로나 이후 항공권 금액 선점'이라는 홍보 문구를 띄우고 양도와 환불, 변경이 100% 가능하며 1년 이내 원하는 날짜에 사용 가능한 해외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11번가는 추석 해외여행 수요를 겨냥해 새로운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기획 중이다.
다만 예약이 당장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상품의 경우 예약률만큼 취소률도 높은 편"이라며 "기대감으로 인한 반짝 효과"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요가 몰리면 항공료와 숙박 비용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여행상품은 얼마나 빨리,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