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투자 허위 제보' 이철, 혐의 부인… "보도 전제 인터뷰 아녔다"

입력
2021.06.04 14:15
첫 공판서 "인터뷰 내용, 허위 사실도 아니다" 주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주변 인물들이 신라젠에 65억 원을 투자했다는 허위 의혹을 언론사에 제보한 혐의로 기소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철 부장판사는 4일 오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표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전 대표는 법정에서 "MBC 인터뷰에 응했지만 보도를 전제로 인터뷰한 것은 아니다"라며 "보도 여부를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아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인터뷰 내용이 허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비방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는 것인데, 피고인이 MBC에 건넨 서면답변은 허위사실이 아닐 뿐더러 비방 목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설령 허위사실로 판명되더라도 피고인이 스스로 진실이라고 믿었고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위법성 조각사유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MBC는 지난해 4월 "2014년 최 전 부총리와 주변 인물들이 신라젠 전환사채 65억 원 상당을 인수하려 했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을 보도했다.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 전 대표는 당시 곽병학 전 신라젠 감사로부터 이같은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 전 부총리는 "아니면 말고 식 가짜뉴스"라며 이 전 대표와 MBC 관계자, 곽 전 감사를 고소했다. 검찰은 이 전 대표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기고, 나머지 피고소인들은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결정했다.

이 전 대표의 다음 재판은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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