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걸리면 치료약이 없어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과수화상병이 경북지역 사과농장에서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4일 경북도농업기술원과 안동시에 따르면 안동시 길안면 한 사과 농장에서 과수화상병 의심 신고가 들어와 간이검사한 결과 양성이 나왔고 정밀진단에서 확진됐다.
이 농장은 7,200㎡에 사과나무 1,100여 그루를 재배하고 있다. 기술원 등은 해당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사과나무 매몰작업에 들어갔다. 또 주변 농장에도 감염목이 없는지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발생 농장 인근에는 22 농가가 3.1㏊에 사과 등을 재배하고 있다.
안동은 사과 배 등 재배면적이 2,985㏊로 국내 최대 사과재배지역의 하나다.
과수화상병은 세균성 병이다. 감염되면 사과 배 등 장미과 과수의 잎과 줄기 과일 등이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말라 죽는다. 치료제가 없어 감염목은 즉시 베어내 땅에 묻거나 태워야 한다. 한번 발병한 농원은 최소 3년간 사과 배는 물론 세균이 머물러 있을 만한 어떤 작목도 심을 수 없다.
국내 최대 사과주산지인 경북에 과수화상병이 상륙함에 따라 농정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북의 사과 생산량은 전국 65% 정도다.
안동시 관계자는 “발생농장 나무는 매몰에 들어갔고 농업기술원과 협의해 후속 조치를 할 계획”이라며 “다른 농장에도 출입 통제, 작업자 이동 제한, 예찰, 소독 등을 강화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수화상병은 수년 전 충청지역 과수농가에서 주로 발생하기 시작, 경기 평택 안성 이천 남양주 등에 급속히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