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폭우에 토네이도 습격… 장마철 앞둔 한국도 '긴장'

입력
2021.06.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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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날씨가 심상치 않다. 일본은 장마가 평년 대비 20일쯤 빨리 시작했다. 중국에도 이례적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특히 토네이도가 일본과 중국 곳곳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지나갔다. 장마철을 앞둔 우리나라 기상청이 바짝 긴장했다. 현재로선 우리나라 기준 남쪽 먼바다의 일이지만,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하면 우리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달 5일 오키나와 지역부터 이미 장마가 시작됐다. 평년보다 20일 정도 빨리 시작한 것이다. 중국도 지난달 중남부를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퍼부으면서 1961년 이래 평균 강수량이 가장 많다. 특히 양쯔강 일대는 1965년 관측 이래 가장 높은 5월 수위를 기록했다.

특히 토네이도 현상이 집중됐다. 지난달 14일 중국 쑤저우시와 우한지역을 휩쓸어 12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쳤다. 앞서 지난달 1일에는 일본 시즈오카 일대에서 토네이도가 발생, 주택 수십 채가 파손됐다.

기상청은 "대규모 대류운에다 굉장히 강한 강수를 동반한 비구름대가 발달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이웃의 날씨가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국 예보분석팀 분석관은 "현재 우리나라 주변으로 찬 공기가 머물고 있어서 조만간 강한 비구름대나 토네이도가 나타날 거라고 보기 힘들다"며 "다만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따뜻한 남쪽 공기가 북상하면, 토네이도까지는 아니어도 그에 준하는 국지적 호우나 천둥·번개 등 위험한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대비에 들어갔다. 장마철을 앞두고 있어서 긴장도는 더 높다. 먼저 집중호우 등 위험기상이 예상될 경우 예보 브리핑을 수시로 진행해 기상 상황을 바로 알리기로 했다. 지난해 장마가 길어지는 등 이상기후가 나타났기 때문에 올해는 여름철 위험 기상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겠다는 차원이다. 기상청은 "중국의 집중호우, 일본의 이른 장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하고 그 가장자리를 따라 수증기가 많이 유입된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지속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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