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동조합이 소속된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화섬식품노조)가 네이버 직원의 사망과 관련해 회사 측에 대책 마련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화섬식품노조는 2일 성명에서 "정보기술(IT) 업계는 업무 특성상 장시간 근로와 상시적인 과로에 노출돼 온갖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일명 갑질로 통용되는 직장 내 괴롭힘과 스트레스까지 헤아린다면 IT노동자의 고통과 부담은 더욱 크고 깊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네이버 사원 A씨는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됐는데 평소 업무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이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선 A씨가 직장 상사에게 장기간 폭언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특히 A씨가 근무했던 조직에선 직장 내 갑질 논란 등의 이유로 구성원들이 버티지 못하고 수차례 이동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조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의지할 수 있는 시스템은 부재했고, 고통과 부담은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며 "IT노동자의 극단적 선택은 조직 구조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여러 증언에 따르면 고인을 괴롭힌 상사는 네이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넷마블로 이직했다가 이직한 넷마블에서도 다시 직장 내 괴롭힘 등 문제를 일으켰던 인물"이라며 "문제적 인물이 다시 네이버 요직에 배치됐다는 사실은 학연·지연 등에 경도된 인사 배치가 행해져 왔다는 사실의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네이버 사측을 향해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과 당사자 즉각 처벌, 상담 관련 인력 배치를 포함한 조직문화 개선 등을 요구했다.
네이버는 1일 사내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이 사건을 조사한 뒤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A 책임리더와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직무정지를 권고했고, 한성숙 대표가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조사 결과에 따른 리스크관리위원회의 결정이 나오면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내에서는 회사의 '뒷북대응'을 비판하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회사 측과 별개로 이번 사고에 대한 원인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청원 등의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