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세계 최하위권이던 일본이 최근 들어 속도를 높이고 있다. 2주 동안 하루 50만~60만 회 접종이 진행되는 가운데 6월 중·하순부터는 대기업과 대학에서 집단접종도 실시한다. 일본 정부는 △지자체의 고령자 접종 △정부 주도의 대규모 접종센터 △기업·대학 집단접종 등 세 가지 방법을 병행해 빠른 시간 내 접종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1일 총리 관저 홈페이지에 공개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최근 2주간 하루 평균 백신 접종은 50만 회 정도다. 의료종사자와 고령자 포함 총 977만여 명이 1차 접종을 받았고, 2차까지 완료한 사람은 343만여 명이다.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7.7%로 올라갔다. 다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제시한 ‘1일 100만 회 접종’과 ‘7월 말 고령자 접종 완료’ 목표를 달성하기엔 미흡하다.
일본 정부는 여기에 더해 기업이나 대학에서 근무하는 의사(산업의)들이 회사 직원이나 대학 교직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일터에서 집단 접종을 실시하는 ‘직역(職域) 접종’을 오는 21일부터 실시할 계획이라고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직역 접종은 지난달 24일 도쿄와 오사카에 문을 연 방위성 운영 대규모 접종센터와 마찬가지로 모더나 백신을 활용할 계획이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대로 지자체 접종에 사용한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직역 접종 대상은 직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이나 건강보험조합으로, 중소기업도 주변 기업과 공동으로 접종장소를 설치할 수 있다. 기업과 대학 직원뿐 아니라 이들의 가족과 인근 주민도 대상으로 고려 중이다. 지자체가 발행하는 접종권이 없어도 접종할 수 있도록 한다. 대학의 경우 국·공립대뿐 아니라 사립대도 접종장소를 마련해, 직원과 대학생에게 접종하는 방향을 검토한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서 접종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지자체 접종과 대규모 접종센터, 직역 접종 ‘3종 세트’를 통해 백신 접종을 신속히 진행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을 진정시키고 도쿄올림픽을 성공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날 스가 총리는 참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서 올림픽 취소도 선택지에 있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백신이라는 새로운 무기로 대비책을 세우면 충분히 (개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도 점차 수그러들고 있다. 지난 31일 감염자 수는 1,793명을 기록해 4월 5일 이후 처음으로 2,000명 미만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