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열흘 만인 31일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에 대해 논평을 내놨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정부가 운영하는 매체이니 이 논평은 북한 정부의 입장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형식으로는 제3자 논평의 형태를 취한 것이 특징이다. 이 논평의 저자로 조선중앙통신이 내세운 '김명철'은 영어에 능숙한 '국제문제 전문가'로 외부에 북한의 입장을 오래도록 대변해 온 인물로 추정된다.
김명철은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매체에 활발하게 기고해 '김씨 가문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공식 직함은 일본 도쿄 소재 '한미평화센터'의 센터장으로, 북한 사회과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북한 외교관 여권을 가진 인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활동이 뜸하지만, 과거 그의 기고는 주로 홍콩 소재 영문 매체 '아시아타임스'에 정기적으로 나왔다.
이는 국제적 사안에 대해 북한의 시각을 추론할 수 있는 문건들 중 하나였다. 또 그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김정일의 시각'이라는 관점에서 책과 학술지 기고를 해 왔다. 서방 세계의 학술 용어를 사용하면서 북한 정권의 입장을 대변한 셈이다.
김명철은 2001년 미국 워싱턴에서 미시건대와 한미경제학회(KAEA)가 공동 주최한 '한반도의 미래' 좌담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으로 치면 국회방송격인 미국의 C-SPAN에 그가 등장한 모습이 영상으로 남아 있다.
해당 영상을 보면 김명철은 "솔직히 말하자면 북한을 대변하는 입장이라 적대 영역에서 적대적 청중들 앞에 서 있는 것이 불편하다"면서 "여기에 친구가 없지만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게 된 것은 즐겁다"고 했다.
아시아타임스의 특파원 출신인 페페 에스코바르는 알자지라 기고에서 그를 "김씨 왕조의 비공식 대변인"이라며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찬사는 그를 넘어설 자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