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력발전소 가운데 가장 최근에 지어진 울산 신고리 4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틀째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 방사능 누출은 없지만 사고 원인 파악 후 가동 재개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에 따르면, 울산 울주군 신고리 4호기 원전에서 29일 오전 9시 28분쯤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한 시간가량 지난 오전 10시 29분 진화됐다.
불은 터빈·발전기 부속기기인 '여자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수원은 “발전기 부속기기인 여자기 화재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여자기는 발전기에 자력이 활동하는 공간(자계)을 형성해 발전이 가능하도록 돕는 부속기기다.
신고리 4호기는 원자력으로 만든 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발전은 중단한 상황이다. 원전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신고리 4호기 원자로의 출력을 5% 수준으로 낮췄다. 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로 구성된 사건조사단을 파견해 상세한 조사에 돌입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방사선계측기로 분석한 결과, 화재와 발전정지로 인한 방사선 영향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원자로 출력은 정상 수준의 4.9%로 낮췄고, 현재 발전소는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지 못해 신고리 4호기 가동재개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터빈발전기 자동정지의 이유인 발전기 내부 화재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서 신고리 4호기 가동재개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화재 원인을 밝히고, 가동 재개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고리 4호기는 2019년 2월 원안위의 운영허가를 받고 같은 해 9월 상업 운전에 돌입한 원전이다. 1,400㎿급 가압경수로로 현재 국내 가동 중인 원전 24기 가운데 가장 최신 시설이다. 신고리 4호기는 지난해 10월 9일부터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법정검사와 연료교체·설비점검 등 ‘제1차 계획예방정비’를 하고 2월 5일 발전을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