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5년 뒤 국내주식 투자 비중을 2025년 목표치인 15%보다 더 낮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그동안 매해 5월 관행적으로 공개해오던 5년 단위 세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28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올해 제6차 회의를 열고 '2022~2026년 중기자산 배분안' 등을 심의 및 의결했다. 중기자산배분안은 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 제고를 위해 매해 수립하는 5년 단위의 기금 운용 전략이다. 기금위는 향후 5년간 목표수익률을 5.1%로 정하고 자산군 목표 비중을 주식 50%, 채권 35%, 대체투자 15%로 결정했다. 2025년 목표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회의에서 관심이 쏠렸던 부분은 세부 비중이었다. 앞서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올해 16.8%까지, 2025년엔 15%까지 낮추기로 했는데, 이날 회의에서 2026년 목표치를 더 낮출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기금위는 2030년까지 국내주식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해외주식 비중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기금위는 자산군별 세부 비중 목표치를 공개하는 것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 올해부터 이를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비중을 맞추기 위해 기계적으로 시행하는 연기금의 매도 행렬에 국내 주식 시장이 악영향을 받는다고 보는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의에서는 2026년 국내주식 비중을 소폭 더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이날 '탈석탄 선언'을 통해 환경에 유해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투자를 일체 배제하겠다는 투자 제한 전략을 의결하기도 했다. 권덕철 장관은 "최근 세계 각국과 주요 연기금은 기후변화와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 심각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원칙의 중요성과 탄소 국경세 등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기금운용의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올해 1분기 말 연기금 적립금이 지난해 4분기 말 대비 38조8,000억 원 증가한 872조5,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운용수익률은 1분기 동안만 3.94%에 달하며, 국내와 해외 자산 모두 9%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기금이 설치된 지난 1988년 이후 올해 3월 말까지 누적 운용수익금은 472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