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양현종(33ㆍ텍사스 레인저스)이 초반부터 난타당하며 빅리그 데뷔 이후 최악의 경기를 치렀다.
양현종은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MLB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동안 7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60개(스트라이크 34개)의 공을 던지면서 홈런 2개 포함 5피안타에 볼넷을 3개 내줬다. 평균 자책점은 3.38에서 5.47까지 치솟았다. 탈삼진은 2개를 보탰다. 양현종이 MLB데뷔 후 5실점 이상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텍사스는 이날 5-11로 대패하면서 양현종은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승리는 아직 없다.
역시 볼넷이 화근이었다. 7실점 가운데 볼넷 연동 실점이 4점이었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공이 밋밋했다. 공에 힘이 없어 정타도 많이 나오고 볼도 많이 나왔다”라며 “포수(호세 트레비노)가 힘들었을 것이다. 트레비노와 팀에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이런 날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음 경기에 어떻게 보완할지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도 “제구가 제대로 안 됐다”면서 “지난 경기(뉴욕 양키스전)의 경우 빠른공 커맨드가 안됐어도 체인지업 등 변화구가 효과적으로 통했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현종은 그동안 잘 던졌다. 한 경기 못했을 뿐”이라며 이날 부진으로 양현종의 평가나 입지가 바뀌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출발부터 좋지 않았다. 1회말 선두 타자 저스틴 업튼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 노볼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몸쪽으로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선제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업튼의 첫 리드오프 홈런.
이어 오타니 쇼헤이에도 볼넷을 내줬지만 앤서니 렌던을 투수 직선타로 처리한 뒤 1루로 미처 귀루하지 못한 오타니까지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후속 후안 라가레스에게도 큰 타구를 허용했지만 좌익수의 재빠른 수비 덕에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에도 실점했다. 선두 타자 호세 이글레시아스에게 볼넷을 내준 뒤 제러드 월시에 2점짜리 우월 홈런을 맞았다. 시즌 5번째 피홈런. 3회는 삼진 2개를 곁들이며 공 9개로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막았다.
하지만 타선에서 1점을 지원하며 1-3으로 따라붙은 4회초 수비가 문제였다.
양현종은 안타와 볼넷, 그리고 폭투까지 내주며 무사 2ㆍ3루에 몰렸고 월시에게 적시타를, 워드에게 번트 안타를 내주며 각각 1실점(5실점째)했다. 그리고 후속 스즈키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1-5로 뒤진 1사 1ㆍ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후속 불펜진도 양현종이 내보낸 주자들을 모두 홈에 허용하면서 양현종의 자책점은 7점으로 늘었다.
한편, 에인절스 오타니는 이날 4회말 양현종의 후속 브렛 데 제우스를 상대로 3점 홈런(시즌 15호)을 날렸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커터를 공략했는데, 이 타구는 맞자마자 빠른 속도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 홈런 2위로 올라섰다. 1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와 1개 차이다. MLB에 따르면 이번 오타니의 홈런 타구 속도는 117마일(약 188㎞)로 측정됐다. 홈런 타구가 측정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에인절스 구단 소속 타자의 홈런 타구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