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 "北과 적대행위 의사 없지만, 한미연합훈련은 필요"

입력
2021.05.19 10:15
폴 라카메라 지명자 "연합훈련으로 준비태세 구축해야"

폴 라카메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가 “미국은 북한과 적대행위를 할 의사가 없고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임무수행 능력을 제한하지 않는다”면서도 “한미연합훈련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인준 청문회에 출석한 라카메라 지명자는 ‘종전선언이 미군의 임무 수행 능력을 제한하는지’ 묻는 질문에 “미군 사령관으로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군사적 측면에서 북한과 적대행위를 할 의사가 있느냐는 추가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아울러 미국이 북한 영토를 병합하거나 차지하는 것은 “미국의 정책이 아니다”라는 부연 설명도 보탰다.

그럼에도 라카메라 지명자는 야외 실기동 훈련이 포함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필요성에는 동의했다. 그는 “실제 훈련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보다 훨씬 좋다”며 “그러나 이것은 대북 협상에서 잠재적인 협상카드이며 실기동 훈련을 못 할 때 비롯되는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미연합훈련은 북한 비핵화 유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을 이유로 올해까지 3년째 실기동훈련(FTX)이 배제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 실시됐다. 라카메라 지명자는 “한미연합훈련은 준비태세를 구축하고 미군이 한국군과 함께 일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전술적 측면에서 서로 신뢰를 쌓는 기회일 뿐 아니라 고위급에선 훈련을 통해 교훈을 얻을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경제ㆍ군사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에 관한 질의에는 “한반도와 역내에서 중국의 역할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건 미국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중국이 국력, 외교 정보, 군사, 경제의 모든 요소를 사용해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보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군사력만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중국이 당기는 지렛대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다각적인 견제 필요성을 주장했다.

라카메라 지명자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정권의 존립이 위협당하고 제거당하기 직전이라고 느끼면 핵무기를 쓸 수도 있다”고 평했다. 또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등 무력 도발 행위에 대해서 “북한은 이를 생존에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증강된 능력을 입증하고 시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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