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후광효과' 챙기는 이재명, 21일 안보포럼 나란히 참석

입력
2021.05.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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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무현계ㆍ친문재인계 좌장인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주류' 대선후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부쩍 밀착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싱크탱크 '광장'을 최근 이 지사에게 넘긴 데 이어, 경기도가 주최하는 안보포럼에도 참석한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오는 21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1 비무장지대(DMZ)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이 전 대표와 이 지사, 임동원ㆍ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이 기조연설을 하고, 문정인 전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과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길’을 주제로 토론에 나선다. 대부분 친노ㆍ친문 그룹 인사들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당대표에서 물러나 여의도와 거리를 둬왔다. 그런 그가 이 지사와 함께 경기도 행사에 등장하면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에 힘을 싣고 있다"는 관측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시작이 다음 달로 다가온 만큼 늦기 전에 의중을 내비치자는 게 이 전 대표의 생각”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지난 12일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 '광장'을 물려받아 전국단위 지원조직 ‘민주평화광장’으로 개편했다. 이해식ㆍ김성환ㆍ이형석ㆍ조정식 등 '이해찬계' 의원 대부분도 민주평화광장에 합류했다. 민주평화광장에 참가한 이해찬계 한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지원한다는 의사 표시는 충분히 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3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상임고문단 면담 자리에서도 “대선 후보 경선 관리에서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게 잘 끌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사실상 경선 연기론에 반대한 것으로 해석됐다. 경선 일정을 연기하면 2, 3위 주자가 추격 시간을 벌 수 있어 이 지사에게 불리하다.

이 지사도 ‘이해찬 후광 효과’를 조용히 누리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지원으로 '이재명은 비문재인계’라는 공세가 누그러졌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민주 개혁 진영의 정권 재창출”이라며 “현 상황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에게 힘을 싣는 것”이라고 했다.

정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