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당분간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내각 지역 안배가 결정적 이유라고 한다. 경제부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돼온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대구 출신이고, 김부겸 국무총리는 경북 상주 출신이다. '대구·경북(TK) 출신 총리와 부총리 조합'을 청와대가 재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홍 부총리는 강원 출신이다.
여권 관계자는 17일 “홍 부총리가 물러날 가능성이 컸지만, 현재는 교체설이 다소 잠잠해졌다”고 전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역시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 안에서 느끼는 분위기나 확인한 바로는 교체를 전제로 인사 검증하는 것은 없다”고 추가 개각에 선을 그었다.
당초 청와대는 김부겸 총리의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2차 개각을 단행할 계획이었다. 홍 부총리가 2년 6개월째 직을 수행하며 피로도가 쌓인 데다, 문재인 정부 임기 말 국정쇄신 요구가 커지면서다. 후임으로는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구 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내각의 TK 편중' 문제가 부각되면서 최근 여권에선 "호남 출신인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부총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김용범 차관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광주 대동고 동문이어서 부총리 가능성이 커졌다" 같은 얘기가 흘러나왔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인사청문회 리스크'가 재확인되면서 추가 개각 논의가 힘을 받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대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도 잡지 못하는 상태다.
다만 홍 부총리의 유임은 한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놓고 충돌한 홍 부총리 교체를 바라고 있고, 홍 부총리가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교체 가능성은 열려 있다. 홍 부총리가 내년 6월 강원지사 선거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도 변수다.
여권 관계자는 “홍 부총리 인사 문제는 김부겸 총리가 자리를 잡은 뒤 청와대가 다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청와대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후임도 한때 물색했으나 후보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