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양도세 완화' 본격 검토...비과세 기준 9억→12억 추진

입력
2021.05.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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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실수요자  규제 합리화 필요"

더불어민주당이 양도소득세ㆍ취득세 등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하는 ‘고가 주택’ 기준을 현행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집값 급등으로 9억 원이 넘는 아파트가 속출하며 무주택자와 집을 넓히려는 1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에 “실수요자에 대한 규제를 합리화하는 차원에서 양도세 비과세 기준 등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행 세법상 9억 원은 각종 세금이 중과되는 기준이다. 1주택자는 집값이 9억 원 미만이면 집을 팔아 얻는 차익에 대해 양도세가 면제되지만, 9억 원이 넘으면 그 초과분에 대해 양도세를 내야 한다. 또 9억 원 이상 아파트를 살 때 내는 취득세는 집값의 3%(6억 원 이하 1%, 6억~9억 원 이하 1.01~2.99%)에 달한다.

민주당의 같은 관계자는 “2008년 9억 원 기준이 도입된 후 13년째 그대로”라고 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 가격은 약 11억 원이다.

김진표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워낙 집값이 뛰니까 거래할 때 들어가는 취득세ㆍ양도세 등이 다 올랐다”며 “1주택자를 비롯한 실수요자의 이사수요, 평생 집 한 채 마련하는 게 꿈인 무주택자가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워가는데 그것(세금)이 결정적 장애가 되면 안 된다”고 했다. 다만 또 다른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9억 원 기준을 얼마로 높일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논의 초기 단계”라고 했다.

부동산특위는 1주택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감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재산세 감면 대상을 현행 공시가격 6억 원에서 9억 원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후순위 과제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던 종부세 완화 방안 또한 논의 테이블에 올라온 상태다. 김진표 위원장은 12일 특위 첫 회의에서 1주택자 종부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9억에서 12억 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직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특위 관계자는 “회의에서 종부세 완화에 대해선 찬반이 팽팽했다”며 “기획재정부가 극구 반대하는 점도 변수”라고 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치를 완화하는 방안 또한 특위 내 이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최대 65%의 세금이 부과되는데, 다음달 1일부턴 이 세율이 75%까지 올라간다. 이 같은 ‘징벌적’ 세금 정책이 ‘매물 잠김’ 현상을 낳아 집값 상승을 자극했다는 지적이 나오며 특위가 논의에 착수한 상황이다.

특위 소속 한 재선 의원은 “대원칙은 ‘실수요자 보호는 두텁게, 다주택자 규제는 강하게’”라며 “중과 완화는 실효성도 없고,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특위 소속 의원은 “당장 공급 효과를 내려면 양도세를 풀어 재고 주택의 매물이 나오게끔 유도해야 한다”며 “다음주까진 결론을 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준석 기자
조소진 기자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