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야당이 반대해온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3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비판이 흠잡기이고 특별한 결격 사유는 없다는 판단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도부를 중심으로 야당 반대에 아랑곳없는 일방적인 청문보고서 채택은 문제 있다, 야당을 설득해서 정리하자는 의견도 있어 이런 여러 의견을 청와대에 전했다고 한다.
결국 청와대가 최종 결정권을 넘겨받았지만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검증이 완전할 수 없다" "능력은 제쳐두고 오로지 흠결만 따지는 청문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청와대의 검증 부실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물론이고 야당과 여론의 비판을 평가절하하는 것처럼 들릴 만도 하다.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보고서 채택이 미뤄지는 3명의 장관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의힘뿐 아니라 정의당까지 일부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여론 역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부정적이다. 장관 임명 과정에서 국회 청문회를 거치게 한 것은 고위공직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국민을 대신해 검증하라는 의미는 물론 내각 등을 여야 협치로 구성하라는 뜻을 담은 것이다.
만약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거나 야당이 부적격 판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명 강행한 경우가 30명을 넘어선다. 이번 정부에 유난히 이런 일방통행식 임명이 많다는 것은 유념해야 마땅하다. 그러지 않아도 재·보선에 참패한 마당에 야당에 정치적 비난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낮은 지지율 만회에도 도움이 될 리 없다.
그렇다고 인사청문회를 정쟁으로 몰아 가려는 야당의 행태도 문제가 없지 않다. 김부겸 총리 후보자의 경우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하자가 없었는데도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세 장관 임명과 연계시키겠다니 납득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