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지부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자위대 동원 접종센터 설립, 모더나 백신 5월 내 승인 등에 이어 공급물량 부족도 이달부터 해소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장 지자체에선 백신 예약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장관은 현재까지 약 667만 회분(10.9%)의 백신이 지자체에 배송됐고 오는 10일부터 2주마다 1,500만~1,800만 회분을 보내 6월 말까지 총 7,203만여 회분을 배송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접종 대상 고령자 3,600만 명이 2회 접종을 마칠 수 있는 분량이다.
일본 정부는 같은 날 각 지자체에 백신 전달 계획을 통지하면서, 8월 이후 접종 완료를 전망하는 지자체는 7월로 앞당기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7월 말까지 고령자 접종을 완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본 의사회 및 간호협회 회장과 만나 협조도 당부했다.
하지만 지자체별 대응 능력이 달라 실제로 7월 말까지 접종이 완료될지는 불투명하다. 2일 각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는 본격적으로 백신이 도착하면 7월 말까지 접종을 끝낼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반대로 정부가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며 목표시점에 끝내기 어렵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예약 전화가 불통되거나 시스템 오류가 나는 등 문제가 발생한 곳도 많다. 접종 순번표를 고령자에게 보내고 예약을 받는 지자체도 있지만, 한편으론 5월 중하순까지 예약조차 받지 않는 지역도 수두룩하다.
1일부터 고령자 접종을 시작한 이바라키현 고가시에 백신을 맞으러 77세 남성은 “전화와 컴퓨터 4대를 사용해 예약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고령자 접종 예약이 시작된 나가노현 마쓰모토시에서는 전화가 폭주해 시스템 오류가 나고 접수가 중지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바라키현 이와쿠니시에서는 6시간까지만 사용하도록 돼 있는 화이자 백신을 이틀까지 접종한 사실이 밝혀졌다. 앞서 도쿄도는 4월 26일 운영을 시작한 의료종사자용 백신 접종 예약시스템에 여러 오류가 발견돼 다음 날 바로 중단하고 예전처럼 콜센터 접수를 재개한 바 있다.
백신 접종 상황을 전국적으로 집계하는 시스템도 문제가 많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매일 ‘예방접종 기록시스템(VRS)’으로 보고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집계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지만, 지자체에서 백신을 접종하고도 VRS 단말기 미비 등으로 보고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VRS는 기존의 예방접종 시스템(V-SYS)과 달리 고노 장관이 백신 접종 현황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해 새롭게 도입했는데, 전용 태블릿이 필요하다. 현장에선 두 시스템에 기록해야 해 “이해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란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