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5년째 구미시설원예단지, 매각이냐 재활용이냐

입력
2021.04.28 16:08
처리 방안 놓고 의견 엇갈려

국화를 생산해 일본으로 수출까지 했던 경북 구미 시설원예단지(원예단지)가 폐쇄 후 5년째 방치돼 있지만, 구미시의회조차 매각이냐 재활용이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8일 구미시 등에 따르면 구미시의회는 최근 원예단지 처리 방안을 놓고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매각이 아닌 재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지난 2016년 경영난으로 운영을 중단한 원예단지는 폐쇄 이후에도 연간 시설 관리비로 2,000만~3,000만원의 혈세가 쓰이고 있다.

김재우(더불어민주당) 구미시의원은 "과거 원예단지와 관련해 용역조사를 한 결과과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단지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하루 빨리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시 조사에도 원예단지 내 재배 작목을 변경하려면 시설 개·보수 비용으로 40억원, 신축 시에는 18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매각만이 답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미시의원은 "기존 시설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원예단지를 살릴 수 있는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구미시 관계자는 "시의회도 의견이 엇갈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시가 나설 수가 없다"며 "최종적으로 방침이 정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설원예단지는 지난 1996년 농림부 화훼 계열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구미 옥성면 일대 10만1,594㎡(유리온실 2동 8만2,642㎡) 부지에 사업비 183억5,000만원을 투입해 조성됐다. 주로 국화를 생산해 일본에 수출했지만, 온실 운영에 들어가는 난방비 등 생산 원가 상승과 엔화 환율 하락과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경쟁력에서 뒤처져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2005년부터 적자가 이어지다 2016년 5월 아예 문을 닫았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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