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면수업이 재개된 뒤 학교로 돌아온 학생 대부분이 백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색인종 학부모들이 학교의 방역 시스템을 불신해 원격수업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정상화가 계속 늦춰지면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6일(현지시간) 대면수업을 재개한 학교 대부분에서 백인 학생만 출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교사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마무리됐다는 판단 아래 2월부터 대면수업을 허용했다. 지침에 따라 2월까지 일부 혹은 전면 대면수업을 시작한 공립학교는 전체의 80%에 이른다. 하지만 아시아계 학생의 78%, 흑인ㆍ히스패닉 학생의 50%는 학교에 나오지 않은 채 여전히 원격수업을 받고 있다.
미국학부모연합(NPU)은 학교에 대한 신뢰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유색인종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감염병 예방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흑인 학부모는 일간 뉴욕타임스에 “공립학교는 시설이 낙후된 곳이 많다”면서 “아이들 손을 씻을 세면대도 부족한 걸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학교에 보내겠나”라고 말했다. 미겔 카도나 미 교육장관도 “문제의 원인은 유색인종 부모들이 학교를 믿지 못하는 것”이라고 시인했다.
저조한 대면수업 참여율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회복 구상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대통령은 1월 취임 당시 “앞으로 100일 안에 대면수업을 재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야 부모들이 마음 놓고 일터로 복귀할 수 있는데, 자녀 돌봄에 계속 얽매이면 경제활동이 정상 가동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방정부는 보완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는 우선 총 810억달러(90조640억원)를 주(州)정부에 내려 보내 대면수업 지원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도 학생들의 코로나19 검사에 필요한 예산으로 100억달러를 책정했다. 제시카 카디촌 교육부 차관보는 “어떤 요소들이 아이들의 등교에 영향을 미치는지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