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에 홈런이 실종됐다.
26일 현재 KBO리그 팀 홈런 1위는 NC로 19경기에서 28개의 홈런을 쳤다. 이 부문 1위 애런 알테어(9개)가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홈런 구단 SSG도 제이미 로맥, 최정, 추신수(이상 각 5개) 최주환(4개) 등이 고르게 활약하며 홈런 23개로 NC를 추격 중이다.
그런데 KIA는 팀 홈런 단 4개로 이 부문 최하위에 처져있다. 9위 키움(8개)보다도 절반에 불과하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처참하다. 최형우가 팀 홈런의 4개 모두 책임졌을 뿐, 다른 선수들의 홈런은 ‘0’이다. 3루타는 5개로 1위지만 2루타는 25개(공동 7위)에 그치면서 팀 장타력 역시 리그 최하위(0.322)다.
KIA는 2015년~16년 팀 홈런 3위였고, 2018년 5위, 지난해엔 6위였다. KIA가 그간 ‘홈런 구단’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올 시즌 같은 극심한 홈런 가뭄은 처음이다. 19경기 793타석에서 4개의 홈런이 나왔는데, 타석당 홈런 비율이 0.5%로, KBO리그 40년 역사상 팀 홈런 비율이 가장 낮다. 이 부문 2위는 1993년 롯데로, 타석당 홈런 비율 0.62%(126경기 29개)를 기록한 적이 있다.
그렇다고 올 시즌 전체적으로 홈런이 적게 나오는 것도 아니다. 2021년 10개 팀의 타석당 홈런 비율은 1.99%로 역대 평균치와 비슷하다.
특히 유독 ‘극장 홈런’을 여러 차례 보였던 KIA였기에 팬들의 아쉬움이 더 크다. 2017년 한국시리즈 5차전 잠실 두산전에서는 ‘만루의 사나이’ 이범호가 상대 에이스 니퍼트를 상대로 결정적인 만루 홈런을 치며 7-6으로 승리, 통합 우승을 완성했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잠실 SK전)에서도 5-5로 맞선 9회말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과거 팀 홈런을 이끌었던 거포들이 팀을 떠났거나 부진에 빠지면서 ‘거포 부재’ 현상이 심각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합 우승 시즌이었던 2017년 버나디나(27개)와 이범호(25) 안치홍(21개)이 모두 팀을 떠났다. 2018년에도 안치홍은 23개를 버나디나ㆍ이범호는 각 20개씩 책임졌다.
믿었던 나지완과 터커도 장거리포를 터트리지 못하고 있다. 나지완은 2017년 27개, 2018년 26개를 쳤고, 터커는 지난해 32개의 홈런 포를 가동했지만 올해는 잠잠하다.